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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졌을때 담자" 개미들 반도체·이차전지·車에 몰렸다

이달 개인 순매수 종목 보니
상위 10개중 9개가 주가 하락
삼성전자 1조2천억 사들여 1위
LG엔솔·현대차·SKT가 뒤이어
"약세 지속" "수급 개선" 전망 갈려

"떨어졌을때 담자" 개미들 반도체·이차전지·車에 몰렸다
개인투자자들이 소외주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 이달 들어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9개가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에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이다. 외국인이 1조3820억원어치 순매도하는 동안 개인은 1조2359억원어치 사들여 물량을 대부분 받아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3580억원), 현대차(2987억원), SK텔레콤(2340억원), LG화학(2132억원), NAVER(1988억원), 삼성SDI(1772억원), 셀트리온(1584억원), 한화오션(1247억원), 삼성전자우(1180억원) 등 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방산·조선·원전 등 현재 시장에서 주도주로 평가 받는 종목은 한화오션이 유일했다. 나머지는 반도체, 이차전지·화학, 자동차 등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는 수출주가 다수였다.

이는 종목별·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업종 위주로 개인이 '바닥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과거 주도주였던 삼성전자도 이달에만 2.88% 빠지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이미 선반영됐다는 분석과 함께 지정학 갈등 등 변수를 마주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오른 날은 14·20·26일 등 단 3일에 그쳤다. 이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16.02%), 현대차(-4.56%), SK텔레콤(-4.60%), LG화학(-15.32%), 삼성SDI(-8.98%), 셀트리온(-3.53%), NAVER(-8.33%), 삼성전자우(-5.12%) 등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9개 종목 주가가 이달 하락했다. 유일하게 상승한 한화오션도 수익률이 0.38%에 그쳤다.

개미들의 저가매수 전략에 대해 증권가의 의견은 갈린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여파에 올 하반기에도 수출주의 상대적인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 대체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력 업종 차익 실현 이후 반도체 등으로 수급이 순환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특히 최근 외국인이 순매수 전환하며 국내 증시 상승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이차전지, 자동차의 비중을 언제 확대할지가 올해 남은 기간 가장 중요한 결정일 것"이라며 "환율, 실적, 이벤트 등이 아직 우호적이지 않아 이들 업종 비중을 한 달 더 축소해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관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과 기관이 단기간에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채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현재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주력 업종의 단기 차익실현 욕구가 점증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