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상공회의소는 28일 고용노동부·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전국 상의 순회 교육'을 열었다. 포항상의 회의실에서 중재재해처벌법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제
[파이낸셜뉴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 경영진의 구속 사례가 잇따르면서 산업 현장의 안전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대응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대형 재해를 계기로 화재 예방 및 안전 관리에 대한 인식이 크게 제고되면서 관련 투자와 기술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 추세다.
29일 소방업계에 따르면 경영 책임자에 대한 직접적인 법적 책임이 현실화되면서 기업들의 화재 예방 투자 및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전인 2021년과 비교해 지난해 전체 기업의 72%가 안전관리 예산을 증액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 등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부산 해운대 ‘반얀트리’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로 6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와 관련해 시공사 대표 2명과 하청업체 관계자 6명이 구속됐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경영 책임자가 구속된 사례는 지난해 경기 화성시의 일차전지 공장 화재,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의 유해화학물질 누출 사고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잇따른 중대 화재사고로 인해 기업들이 첨단 화재 예방 및 대응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엠젠솔루션은 인공지능(AI) 기반 화재탐지·진압 로봇을 오는 7월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 로봇은 AI로 화재를 탐지하고, 현장에서 물이나 소화약제를 즉시 분사해 화재 발생 30초 이내에 자동으로 진압할 수 있다. 또 자율주행 기능을 갖춰 장애물을 스스로 인식하고 복잡한 산업 현장에서도 자유롭게 이동하며 대응이 가능하다. 최근 가락시장에 설치된 AI 화재감지 시스템은 리튬 배터리 화재도 감지, 진압하며 차량 위치와 화재 위험을 사전 인식하고 자체 소방차 출동 알람 기능도 제공한다.
소방안전 설비 전문기업 파라텍은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진압 시스템과 자율주행 화재 순찰 로봇 등 특화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의 스프링클러 헤드, 유수제어밸브, 소방용 합성수지 배관, 주거용 자동소화장치 등 다양한 소방 제품 생산에 더해 첨단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쿠팡 천안 물류센터, 삼성전자 등에 스프링클러 및 논·인터록 밸브를 공급했고, 강남소방서와는 자율주행 화재 순찰로봇 공동 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산업 현장의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관련 예산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실적도 증가하고 있다. 엠젠솔루션은 전년 대비 106%, 파라텍은 27%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에 투자하면 사고 발생 시 참작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 기업들이 안전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는 산업 현장의 전반적인 안전 수준을 끌어올리고 중대재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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