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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억 조경석' 결국 정식 설치됐다…조합측 "안건 통과"

'흉물' 취급받던 조경석, 조합 대의원회의 안건 통과

[단독] '20억 조경석' 결국 정식 설치됐다…조합측 "안건 통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아파트 단지에 들어선 조경석. 부동산스터디 카페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신축 아파트 단지에 입주민 동의 없이 설치된 고가의 조경석이 공식 설치될 예정이다. 조경석은 모두 30개, 20억원 어치로 알려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해당 단지 조합은 이날 제79차 대의원회의를 열고 7번 안건인 '아파트 단지 내외 조경석 특화 공사 업체 계약의 건'을 의결했다. 조합 사무실 관계자는 파이낸셜뉴스와의 통화에서 "안건이 통과된 건 맞다"면서도 "정확한 개수나 금액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논란은 지난 23일 본격화됐다. 주민들은 단지 내 조경을 갈아 엎고 협의 없이 설치된 조경석이 "1980년대를 연상케 하는 예스러운 디자인"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무엇보다도 조경석 설치에 들어간 예산이 과도하다는 점에서 반발이 거셌다. 당시 조합장은 "대의원님의 판단과 의결 등에 참고가 될 샘플을 미리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입주민 사이에서는 "조합장 측근으로 구성된 대의원회의에서 안건이 부결된 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이번 결정 역시 예견된 수순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4월 회의 때만 해도 9억5500만원 규모로 책정됐던 조경석이 한 달 만에 20억원으로 둔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합원들은 조합 임원진의 일방적인 결정 방식과 불투명한 예산 집행 과정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입주가 80% 이상 진행된 시점에도 단지 내 문제를 의결하는 기구인 입주자대표회의를 설치하지 않고 조합이 활동을 이어가는 점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입주민들은 다음 달 27일 예정된 총회에서 조경석의 철거를 요구할 예정이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