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코스피지수가 9개월만에 2700선을 탈환했다. 미국의 관세리스크 완화 기대감에 엔비디아의 추정치를 웃도는 실적, 금리인하 효과 등이 더해져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의 1조원에 육박하는 쌍끌이 매수로 지수상승을 주도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0.49p(1.89%) 오른 2720.6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7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8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지수 상승률도 10개월만에 최고치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이 권한을 넘어 위법하다는 미국 법원의 판결 영향이 컸다. 증시를 짓눌렀던 미국발 관세리스크의 완화 조짐에 매수세가 되살아 난 셈이다. 여기에 엔비디아 매출이 440억달러로 시장 기대치를 웃돈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췄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2.75%에서 2.50%로 0.25%p 인하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1·4분기 역성장, 미국발 관세 우려에 따른 수출 둔화 등으로 커진 경기 하강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통화당국의 대응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수정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크게 낮춰 하반기 이후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놨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2700선 돌파가 심리적 전환점이라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당분간은 글로벌 금리와 환율 변수에 민감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실적 회복과 밸류에이션 정상화로 인해 지수는 점진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말 3000선 재돌파를 위해선 외국인 매수세 지속과 환율 안정이 뒷받침돼야한다"라고 분석했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지난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추후 인하에 대한 견해를 통화당국이 직접적으로 시사했고,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의심을 해소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관심은 이번 금통위 결정보다는 하반기 이후 통화당국이 어느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iM증권 김명실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금리인하 정책에 대한 큰 틀의 변화 보다는 금리 인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등을 원론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기 하방위험 확대나 관세정책 등 불확실성 요인을 고려하면 현행 기조 자체가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약세로 전환돼 오후 3시30분 종가기준 1375.9원을 기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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