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확대 가능성 주목
하반기 실적 반등 전망 제기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 충분"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1·4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내놔 반도체 관련주들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AI 인프라 투자 기대감을 자극하며, 국내 반도체 업종 전반에 긍정적인 수급 흐름을 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92% 상승한 21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도 0.36% 오른 5만6100원에 마감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28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 회계연도 1·4분기(2~4월) 실적에서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440억달러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고, 순이익은 188억달러로 26% 급증했다.
이에 국내 반도체 관련주들은 강세를 보였다. 전날부터 실적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3% 내외의 상승세를 보였다.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은 기관이었다. 기관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각각 3021억원, 2553억원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AI 서버 수요 증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 수요 확산이 반도체 실적 회복세로 직결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낸드플래시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하반기 실적 반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상우 KB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본격 도입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이 eSSD 시장을 공급 부족 상태로 몰고 갈 것"이라며 "eSSD 시장은 완제품 재고가 낮은 상태에서 3·4분기 가격이 최대 1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AI 서버 수요 증가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외에도 HBM과 eSSD 등 메모리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실적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신제품 수급이 안정화되는 와중에, 빅테크 중심의 추론(인퍼런스)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HBM3e 12단 제품에 대한 선주문 당김 현상이 나타나는 등 공급선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GPU 'GB300' 시리즈 역시 국내 반도체 업계에 추가적 수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AI 수요 확대가 단기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고, 메모리 가격과 출하량의 동시 상승 구간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도 연구원은 "AI 서버 투자 흐름이 유지되는 한, HBM과 eSSD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 메모리 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대부분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어, 향후 실적 가시성이 높아질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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