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5일 8라운드 모나코 서킷
도로 매우 좁아 추월 힘든 곳
예선, 본선서 줄줄이 사고
노리스 '폴 투 윈', 압도적 점수
세계 3대 스포츠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인기가 많지만 유독 국내에는 인기가 없는 ‘F1’. 선수부터 자동차, 장비, 팀 어느 것 하나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는 그 세계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격주 주말, 지구인들을 웃고 울리는 지상 최대의 스포츠 F1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무거운 주제들을 다양하게, 그리고 어렵지 않게 다루겠습니다. F1 관련 유익하고 재미있는 정보를 원하신다면, ‘권마허의 헬멧’을 구독해주세요.
알렉산더 알본(윌리엄스)가 25일 F1 8라운드가 열린 모나코 서킷에서 역주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도로가 너무 좁아 추월이 거의 불가능한 곳. 코스가 구불구불해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곳. 높이 변화가 42m나 되는 곳. F1이 23~25일(현지시간) 8라운드 모나코 서킷으로 돌아왔습니다. 길이 약 3.337㎞, 78랩을 돌아야 하는 경기장에서 선수들은 모두 땀을 흘리며 치열한 경주를 펼쳤습니다. 이번 8라운드에서도 지난 라운드와 비슷하게 변수가 많이 나왔습니다.
이번 라운드 주인공은 1위를 랜도 노리스(맥라렌)도, 홈 경기에서 2위를 한 샤를 르클레르(페라리)도 아닙니다. 바로 '낭만' 있는 경주를 펼친
윌리엄스 선수들입니다. 모나코 퀄리파잉(예선)과 본경기, 3분의 1을 돈 현재 선수들과 컨스트럭터의 점수를 포함한 이번화 시작합니다.
Q1부터 이변...안토넬리, 벽과 충돌
F1 8라운드에서 우승한 랜도 노리스(맥라렌)이 관계자들과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나코 서킷은 도로가 매우 좁아 퀄리파잉 순위가 본 경기 순위로 이어지곤 합니다. 모든 선수들이 이 사실을 알기 때문에 다른 라운드보다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Q1부터 이변이 발생했습니다. 그간 좋은 모습을 보였던 안드레아 키미 안토넬리(메르세데스)의 차가 벽과 충돌하며 멈춰선 것입니다. 즉시 '레드 플래그'가 나왔고, 안토넬리는 15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는 팀 라디오를 통해 "정말 너무 미안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욕설을 하며 간접적으로 승부욕도 보였습니다. Q1 탈락자는 가브리엘 보톨레토(킥 자우버), 올리버 베어먼(하스), 피에르 가슬리(알핀), 랜스 스트롤(애스턴 마틴), 프랑코 콜라핀토(알핀)입니다. 잭 두한의 대체 선수로 들어온 콜라핀토가 2경기 연속 퀄리파잉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게 특징입니다.
메르세데스에 악운이 낀 것일까요. Q2에서는 조지 러셀의 차에 이상이 생기며 레드 플래그가 나왔습니다. Q2 초반 나온 사고로 모든 선수들이 서행했고, 러셀은 14위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재시동을 시도한 러셀이지만, 결국 "게임 오버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퀄리파잉이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메르세데스 두 선수가 나란히 14, 15위를 달리게 됐습니다. 마샬들이 러셀 차를 미는 모습이 개인적으로 귀엽습니다.
Q2에서 기존 하위권을 형성하던 선수들이 분전했습니다. 아이작 하자르(레이싱 불스)가 7위를 기록했고 페르난도 알론소(애스턴마틴)이 8위, 리암 로슨(레이싱 불스) 9위, 에스테반 오콘(하스)이 10위에 올라 Q3에 진출했습니다. 3위로 Q3에 진출한 알렉산더 알본도 눈에 띕니다. 카를로스 사인츠(윌리엄스), 츠노다 유키, 니코 훌켄버그(킥 자우버)와 메르세데스 두 선수가 Q2에서 탈락했습니다.
본경기 순서를 정하는 Q3.
마지막까지 혈투를 이어간 노리스가 1분 9초대의 경이로운 기록으로 신기록을 세우며 폴 포지션에 올랐습니다. 홈 그라운드 경기를 펼친 르클레르는 간발의 차이로 2위로 레이스를 시작하게 됐고, 오스카 피아스트리(맥라렌), 루이스 해밀턴(페라리), 막스 베르스타펀(레드불)이 상위 5위를 차지했습니다. '깜짝 3위'에 올랐던 알본은 9위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선수들 개인 화면으로 같이 경주해 봤는데, 정말 좁고 빠르네요. 노리스는 통산 11번째 폴 포지션을 차지했습니다.
9라운드 주인공은 '낭만' 형제 윌리엄스
25일 F1 8라운드가 열린 모나코 서킷에서 차들이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금요일 연습 경기에서의 위반, 퀄리파잉에서의 충돌 등을 이유로 일부 선수들의 순위 조정이 있었습니다. 베어먼이 20위로, 해밀턴이 7위로 출발합니다.
1랩부터 사고가 났습니다. 코너를 돌던 보톨레토의 차가 벽과 충돌했고 버츄얼 세이프티차가 나왔습니다. 선수들이 우르르 피트인을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보톨레토는 "안토넬리가 나를 밀었다"며 억울해 하기도 했습니다.
8랩에서 또 '옐로우 플래그'가 나왔습니다. 가슬리가 츠노다의 후방을 받으며 서스펜션이 반파됐습니다. 츠노다는 "이해가 안된다"며 팀 라디오를 통해 항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팀들의 전략을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20랩 1위를 달리던 노리스가 피트인을 했지만, 2위 르클레르는 하지 않고 그대로 1위로 올라섰습니다. 의무 피트스탑 2회가 있는 모나코 서킷이라 전략을 쓴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22랩 때 르클레르도 피트인을 하면서 다시 순위가 밀렸습니다.
38랩, 잘 달리던 알론소의 차에 연기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상을 느낀 알론소가 차를 안전한 곳에 옮기며 세이프티카는 안나왔지만, 6위를 기록하며 포인트 권에 들었던 알론소라 매우 아쉬웠습니다. 그는 "연기가 난다. 리타이어 하겠다"고 팀 라디오에 전했습니다.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44랩에서 나왔습니다. 앞서 달리던 알본이 10위 사인츠의 피트인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자신의 순위를 내주었고, 이후 서킷 도로가 좁다는 점을 이용해 속도를 늦췄습니다. 추월이 사실상 어려운 서킷이기 때문에 알본 뒤에 달리던 선수들은 눈을 뜨고 당할 수밖에 없었고, 사인츠는 그 시간 동안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었습니다. 팀 작전이 완벽하게 먹힌 것이죠. 로슨이 "왜 이러냐"며 묻는 장면도 기억에 남습니다.
50랩 때 러셀이 '드라이브 스루' 패널티를 받았습니다. 드라이브 스루는 드라이버가 레이스 도중 피트레인을 감속한 채 통과만 하고 바로 다시 코스로 복귀해야 하는 벌칙입니다. 해당 지시를 받으면 3랩 이내에 소화해야 하죠.
피트인부터 복귀까지 보통 20여초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사실상 ‘20초 플러스 패널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알본 뒤에서 '코너 커팅'(정상적인 주행 라인을 벗어나 지름길을 택하는 행위)를 했다는 게 이유입니다.
이날은 노리스가 '폴 투 윈'으로 본 경기 1위를 차지했습니다. 통산 6번째 우승입니다. 역시 폴 포지션을 차지한 노리스가 1위에 오른 모습입니다. 그는 경기 후 콧노래를 부르며 "정말 최고의 주말이다. 모니카에서의 우승은 나에게 꿈이었다. 모두에게 고맙다"고 전했습니다. 르클레르가 2위, 피아스트리가 3위에 올랐습니다. 베르스타펀, 해밀턴이 4, 5위에 올랐고 하자르가 6위,
'낭만'의 주인공 알본-사인츠는 9-10위에 오른 모습입니다.
3분의 1 지난 시점, 압도적 1위 맥라렌
랜도 노리스, 잭 브라운 맥라렌 최고경영자, 오스카 피아스트리(왼쪽부터)이 26일 F1 8라운드가 열린 모나코 서킷 시상대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나코 경기까지 전체 시즌의 3분의 1이 지났습니다. 포인트 중간 점검을 하겠습니다. 1, 2위는 맥라렌 원투펀치 피아스트리(161점), 노리스(158점)입니다. 3위는 베르스타펀(136점), 4~7위는 러셀(99점), 르클레르(79점), 해밀턴(63점), 안토넬리(48점)입니다. 알본이 42점으로 8위에 올라 있습니다.
컨스트럭터 점수는 맥라렌이 319점으로 압도적입니다. 참고로 컨스트럭터 점수는 두 선수 점수의 합입니다.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는 메르세데스가 147점으로 2위, 베르스타펀이 먹여 살리는 레드불은 143점 3위, 페라리는 1점 차이 142점으로 4위입니다. 윌리엄스가 5위(54점)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킥 자우버는 6점으로 10위입니다.
맥라렌의 압도적인 성적이 9라운드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9라운드는 스페인으로 갑니다. 모든 피드백을 환영합니다.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도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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