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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였어?" 요즘 뜬다는 코리빙, 수익률 알아봤더니...

마포 오피스텔 매입 후 코리빙 운영 시나리오 소개

"이정도였어?" 요즘 뜬다는 코리빙, 수익률 알아봤더니...
서울 코리빙과 기업형 임대주택 수익성 비교 분석 리포트. 알스퀘어 제공
[파이낸셜뉴스] 1인 가구와 유학생 증가로 코리빙과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두 사업이 비슷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코리빙 사업이 기업형 임대주택 보다 40% 높은 임대료를 책정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RA는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 매입을 가정해 코리빙과 기업형 임대주택 방식으로 각각 운영했을 때의 수익률과 사업 구조를 비교한 '2025 서울 코리빙 리포트 Part 2'를 발행했다. 분석에 따르면 자기자본수익률과 소득수익률은 두 자산 모두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임대료와 객실 수, 커뮤니티 시설 제공 방식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알스퀘어 리서치센터는 연면적 약 6600㎡, 지하 2층부터 지상 10층 규모의 오피스텔을 동일한 가격(매입가 500억원, 3.3㎡당 2500만원)으로 가정했다. 그리고 각각 코리빙과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운영하는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코리빙 운영 안은 1층과 각 층 일부에 공용 라운지와 회의실, 코워킹 스페이스, 헬스장 등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하고 총 129실의 객실을 배치했다. 보증금 1000만원, 월 평균 실질 임대료 전용 3.3㎡당 21만500원, 렌트프리(임대료 면제 기간) 1개월 조건으로 설정했다.

기업형 임대주택 시나리오는 동일한 오피스텔을 커뮤니티 시설 없이 최대한 객실로 채워 총 163실을 확보했다. 보증금은 마찬가지로 1000만원, 월 임대료는 전용 3.3㎡당 15만원으로 설정했다.

두 운영 모델 모두 자연공실률 3%를 반영하고, 기타 수익(가전·가구 렌탈, 주차 수익 등)을 포함했다. 그 결과 두 모델 모두 연간 영업이익은 약 19억8000만원에서 19억9000만원, 당기순이익은 약 13억4000만원을 기록해 숫자상 수익은 유사하게 나타났다.

소득수익률은 연간 영업이익을 자산가치로 나눈 지표다. 해당 자산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현금을 벌어들이는지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자기자본수익률(매각 차익 제외)은 투자자가 실제로 투입한 자기자본 대비 연간 순이익을 의미한다. 수익성과 투자 효율성을 동시에 판단할 수 있는 실용적 지표다.

표면적인 수익성은 유사하지만, 코리빙은 같은 수익률 달성을 위해 더 적은 객실 수로 더 높은 임대료를 받아야 한다는 구조적 차이를 안고 있다. 이번 분석에서 코리빙이 같은 자기자본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형 임대주택 대비 약 40% 높은 임대료를 책정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객실 수에서 불리한 코리빙이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오퍼레이터의 입주자 만족도 상승을 위한 전문 서비스 제공과 커뮤니티 시설의 입주자 효용성 증대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코리빙의 본질을 '단순한 셰어하우스나 방 쪼개기 임대가 아니라 서비스 기반 주거 상품'으로 규정했다.

보고서에는 코리빙 현장 실사 결과도 담겼다. 다수의 시설은 잘 운영 중이었으며 객실 점유율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오래된 시설에서는 고시원 같은 인상을 주거나, 시설 결함이 발견되는 등 불편한 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규정 연구원은 "코리빙의 핵심 경쟁력은 화려한 커뮤니티 공간 뿐 아니라, 역세권 입지와 쾌적한 시설 관리, 생활 밀착형 편의 제공에 있다"고 진단했다. 또 "점차 챗봇이나 스마트홈 기술, 계약 자동화 등 입주자 친화 서비스가 차별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과 수도권 유학생 수 증가도 코리빙 수요에 힘을 싣는다. 서울 지역 유학생 수는 2024년 기준 약 7만4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다. 특히 서대문구(연세대, 이화여대 등)와 성북구(고려대, 국민대 등), 동대문구(한양대 등)에 유학생이 집중됐다. 경기도와 인천도 유사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이들 대학가 중심으로 코리빙 공급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편 알스퀘어 리서치센터는 미국과 영국 등 해외 코리빙 오퍼레이터들의 파산 사례도 소개했다. 이를 통해 단순 외형적 확장이 아닌 수익구조와 재무 건전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연구원은 "코리빙은 입주자에게 지불할 만한 가치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지가 성패"라며 "AI 기반 관리와 고객 중심 운영이 뒷받침된다면 코리빙은 단순 임대상품을 넘어 브랜드화된 주거 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