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역난방공사, 열수송관 공사 '불가' 통보
1만3000여가구 한남뉴타운 날벼락
한남3구역 조합원 70%가 '지역난방 선호'
"새로운 공사 노선 추가 제안" 대안 찾기 나서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일대 전경. 용산구 제공
[파이낸셜뉴스]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한남재정비촉진지구)에서 지역난방 공급이 무산될 위기다. 한남뉴타운 개발 사업 중 가장 속도가 빠른 한남3구역을 필두로, 주민들은 새로운 열수송관 공사 노선을 추가로 제안하는 등 해법 찾기에 나선 상황이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역난방공사(한난)는 지난달 말 한남3구역 조합측에 지역난방 공급을 위한 열수송관 공사가 불가능하다는 보고서를 전달했다.
한난이 조합에 '공사 불가' 입장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먼저 조합의 초기 제안에 대해서는 지장물 저촉 문제로 교각 손상 위험과 싱크홀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시공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조합은 공사 구간 세 곳을 새로 지정해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한난은 기존 안보다 공사 난이도가 높다며 또다시 불가 방침을 냈다.
3구역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 설문조사에서도 약 70%가 지역난방을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공급이 어렵다니 황당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강남, 서초, 송파, 분당 등 최근 대부분의 신축 아파트는 모두 지역난방을 이용한다"며 "1만3000여가구의 강북 지역 최대 개발인데 지역난방 불허는 역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지역난방은 중앙난방이나 개별난방 대비 에너지 절약과 대기오염 물질 감소 효과가 우수해 '선진 난방시스템'으로 평가 받는다. 한난에 따르면 지역난방은 개별난방보다 대기 오염물질은 46.1%, 지구온난화 물질인 이산화탄소는 23.7%가 감소된다. 비용 측면에서도 경제적이고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에 유리하며 가구별 보일러 설치가 필요 없어 화재나 가스 누출 등 안전사고 예방 측면에서도 선호도가 높다.
이에 3구역 조합은 한난의 이번 불가 통보에도 현장 실사와 기술 검토를 병행해 새로운 열수송관 공사 노선을 추가로 제안할 예정이다. 실현가능성과 안전성 등을 고려해 대안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3구역이 지역난방 유치에 앞장서고 있지만, 뉴타운 내 다른 구역에도 협조를 구하고 있다. 3구역이 유치에 실패할 경우 2·4·5구역 역시 지역난방 공급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전날 서울시의 시민 제안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에 올라온 '한남뉴타운 내 지역난방 공급을 촉구드립니다'라는 글에는 하루 만에 460명 이상이 '공감'을 누르는 등 주민들의 높은 관심이 드러나고 있다. 3구역 조합은 국민신문고한남2구역 관계자도 "3구역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3구역 조합은 시공사인 현대건설에도 공문을 보내 지역난방 유치를 위한 대응을 요청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건설이 입찰 당시 제안서에 '지역난방 유치 계획'을 명시했던 만큼 이번 사안에서 책임있는 협조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난 관계자는 "기존 안으로는 제반 여건상 공사가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대안이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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