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옌성 산단 진두지휘 한종덕 LH VTK 법인장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흥옌성 클린 산업단지는 단순히 건설업의 해외 진출이 아니라, 한국이 가진 공공개발의 시스템, 행정 역량, 그리고 브랜드 신뢰를 구조적으로 수출한 프로젝트다. 우리는 지금 공공이 먼저 해외시장에 들어가 민간 생태계를 여는 새로운 방식의 진출 전략을 실현하고 있다."
한종덕 한국토지주택공사(LH) 베트남투게더코리아(VTK) 법인장(사진)은 흥옌성 클린 산업단지 수출 사례의 의미를 이같이 강조했다.
VTK는 2021년 설립된 산업단지 전문 법인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베트남 국영기업들이 함께 한 최초의 정부대정부(G2G) 기반 프로젝트다. '클린 산업단지'는 한국형 공공개발 모델의 첫 수출 사례로 지난 2023년 말 기반 공사를 끝내고 현재 입주 일부 기업이 생산설비 반입과 공장 가동을 시작한 상태다.
한 법인장은 "VTK는 민간이 혼자 하기 어려운 것을 공공이 먼저 해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베트남 중앙정부, 지방정부와 사전에 협약을 맺고 토지보상, 인허가, 기반시설 설치 등을 선제적으로 추진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모델이 "민간 중심 분양형 산업단지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 법인장은 "이전의 해외 산업단지는 민간이 땅을 팔고 나가면 끝이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전기, 상하수도, 도로는 물론 공공시설 배치까지 마친 상태에서 입주를 진행하고 있어 현지에서 사업하는 기업들에게 예측 가능성과 큰 신뢰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흥옌성 클린 산업단지의 경쟁력은 뛰어난 입지와 깨끗한 행정 뿐이 아니다. 산업단지 설계 단계에서 반영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준도 남다르다. 한 법인장에 따르면 클린 산업단지는 △태양광 기반 전력망 △폐수 재활용 시스템 △전기 오토바이 전용 구간 △녹지축 중심의 공장 배치 등 지속 가능한 생산단지로 설계됐다. 한 법인장은 "베트남도 환경기준이 점점 강화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도 이제 '지속 가능한 생산기지'를 찾고 있다"며 "그 점에서 VTK가 선도적인 모델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VTK는 산업단지뿐 아니라 인근에 한국형 정주환경도 함께 조성 중이다.
한 법인장은 "주재원, 기술자 가족들이 정착할 수 있는 공간이 없으면 기업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라며 "베트남 유력 부동산개발기업 빈홈과 함께 교육, 의료, 문화시설을 포함한 주거단지를 개발하고 있으며, 한국어 유치원과 국제학교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한 법인장은 현재 진행 중인 클린 산업단지의 모델에 대해 "동남아 전체를 겨냥한 테스트베드"라고 정의했다. 그는 "우리는 도시화 초기 단계에 공공이 먼저 들어가 산업기반을 만들고, 민간이 그 위에서 안심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구조를 실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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