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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계란값'..양계농가-정부, '네탓 공방' 진실은

'수상한 계란값'..양계농가-정부, '네탓 공방' 진실은
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계란 매대에 소비자들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8일 기준 특란 30구의 평균 가격은 7034원으로 1년 전(6525원)보다 7.8% 올랐다. 계란 한 판 가격이 70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1년 7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뉴시스


최근 계란값 상승 원인에 대한 산란계협회 정부 입장
쟁점 산란계협회 입장 정부 입장
가격 인상 원인 정부 규제(사육면적 확대), 소매점 폭리, 생산비 상승 산란계 고령화, 질병에 따른 생산성 저하
사육면적 확대 영향 9월 시행 준비 과정에서 산란계 수 일시적 감소 9월 신규 산란계부터 적용, 현 가격 상승과 관련 없음
생산비(사료) 상승 주장 최근 사료값 하락
정부 대응 헌법소원 통해 소급적용 금지 소송 등 담합 여부 조사, 산지 가격 산정 방식 개선

[파이낸셜뉴스] 최근 계란과 삼겹살 가격이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한동안 계란과 삼겹살의 가격 안정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계란의 경우 정부와 산란계협회가 가격 인상 원인을 서로 떠밀고 있다. 특히 올 여름 폭염과, 관련법에 따라 산란계 사육 면적이 넓어질 경우 계란 가격의 구조적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계란 가격 올여름이 고비..헌법소원까지 변수

10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계란가격 급등을 둘러싸고 담당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한산란계협회가 책임소재를 두고 다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계란 가격 급등 원인에 대해 산란계 고령화,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질병 발생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농림부는 지난달 설명자료를 통해 "지난 3월 말부터 다수 농가에서 환절기 전염성 기관지염 등이 발생 계란 생산량이 4~6%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도 '농업관측 6월호' 보고서를 통해 계란 산지 가격이 특란 10개에 최대 1950원으로 1년전보다 18.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정부는 계란 유통 구조 상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산란계협회의 담합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반면 대한산란계협회는 최근 계란 가격 급등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안두영 대한산란계협회 회장은 "산지에서 농가가 판매하는 달걀 특란 30개들이 1판 가격은 6월 현재 5700원"이라며 "소비자가 구매하는 가격은 1판당 9000원이 넘는데 농가의 달걀 판매 수익률은 평균 4%, 4만 마리 미만 소규모 사육 농가는 4% 손실을 보고 있다"고 항변했다.

특히 정부가 시행중인 산란계 사육면적 확대가 시행되면 달걀 가격은 구조적인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산란계의 마리당 사육면적을 기존 0.05㎡에서 0.075㎡로 50%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2017년 유럽에서 발생한 '살충제 계란파동'의 후속 조치인 셈이다.

안 회장은 "2018년 도입된 산란계 사육면적 확대 규제가 9월 시행 예정인데 기존 농가에 소급적용할 경우 비용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헌법 13조 2항에 따른 불소급 원칙 관련 등으로 헌법소원이 진행중이다"며 "특히 올여름 폭염이 오면 산란율이 5~10% 내려갈 수 있어 계란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산란계 사육면적 확대에 따른 전후방 산업의 생산액 감소분은 최대 1조2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금겹살도 한동안 가격 상승세 이어질듯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6월 축산 관측'에서 이달 돼지고기·소고기·계란 가격이 모두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돼지 도매가격은 1㎏당 5900~6100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 평년 대비 8.9% 높은 수준이다. 농경연은 △도축 마릿수 감소 △국내산 가공용 원료육 수급 부족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삼겹살의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수입 단가가 높아졌고, 국내산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오른 측면도 있다. 특히 지난 4~5월은 야외활동이 늘면서 바베큐용 삼겹살 등 수요가 많은 시기다.
올 5월까지 누적 돼지고기 수입량이 전년보다 12% 감소한 것도 공급 측면에서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농경연은 수요 감소에 따라 올 여름 계란 가격이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농경연은 "여름철 비수기(방학 등)로 인해 특란 가격이 소폭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