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지 1125곳 아직 주인 못찾아
대부분 단독주택·상업업무 용지
업계 "용도 전환해 공급 늘려야"
사업을 추진한 지 20여년이 흐른 2기 신도시에 아직도 1100여개 필지가 주인을 찾지 못한 미매각 토지로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면적으로 환산하면 평촌신도시(511만㎡)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아파트 용지만 거의 매각됐을 뿐 그 외 용도 토지는 잡초만 자라는 땅이 수두룩했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 용지의 주택용지 전환 등으로 주택공급 절벽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공실폭탄 방지 등을 위해 업무상가 용지의 주택용지 전환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10일 파이낸셜뉴스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2기 신도시 총 12곳 가운데 광교·판교를 제외한 10곳에서 1125개 필지가 팔리지 않은 상태다. 미매각은 공고를 냈으나 주인을 찾지 못한 땅이다. 면적으로 환산하면 170만2000㎡로 평촌의 약 3분의 1 규모이고, 금액으로는 4조2000억원가량이다.
용도별로 보면 비아파트 용지가 대부분이다. 공동주택(아파트) 용지는 5개 필지만 미매각 상태다. 반면 단독주택 용지는 744개 필지가 방치돼 있다. 상업업무용지 245개 필지, 산업유통용지 35개 필지, 공공시설용지 20개 필지, 기타 76개 필지 등이 아직 팔리지 않았다. 2기 신도시에서 공급된 토지는 공동주택용지 등을 포함해 총 2만7148개 필지다. 이 가운데 아직도 4% 정도인 1125개 필지가 나대지로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2기 신도시는 지난 2003년 당시 노무현 정부가 서울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 수도권 10곳, 충청권 2곳 등 12곳을 지정하면서 시작됐다.
문제는 미매각 토지가 잡초만 자라는 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원철 한양대 교수는 "2기 신도시 토지이용계획은 20년 전에 수립됐는데 현재 공사비도 오르고 상가는 넘쳐 나고 많은 것이 달라졌다"며 "결국 수십년 전에 만들어진 토지이용계획은 아무런 쓸모가 없는데 누가 땅을 사서 사업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비아파트 땅의 용도변경은 공급난 해소는 물론 신도시가 제 모습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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