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李대통령-5대 그룹 총수 및 경제6단체장 상견례
재계, 민감한 경제입법 발언 자제키로 조율
새 정부와 허니문 기간 준수...관세대응이 주의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파이낸셜뉴스] "대통령이 먼저 말을 꺼내기 전에는..."
경제계가 12일 이재명 대통령과 첫 상견례를 하루 앞두고, 상법, 노조법(노란봉투법)개정안 등 이 대통령 공약사안인 경제입법 현안에 대해선 발언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중지를 모았다. 이재명 정부와 경제계 간 관계구축을 위한 첫 단추를 꿰는 자리인 만큼, 정권 초기의 '허니문 기간'을 먼저 깨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상법 및 노조법 개정과 관련 "대통령이 경제계 간담회에서 먼저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면, 재계가 먼저 발언하지 않는 방향으로 참석하는 주요 경제단체들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먼저 상법 추진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나, 최대한 직접 언급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임하겠다는 게 재계의 전반적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취임 여드레 만인 13일 오전 첫 경제인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와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 경제6단체장이 참석한다.
또 다른 재계 고위 관계자도 "정권 초기 '허니문 기간'인 만큼, 관계 구축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상법, 노란봉투법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면전에서 언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 및 첫 한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열리는 자리인 만큼, 미국의 관세정책 및 대미 투자애로사항이 주된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AI 100조 투자, AI 3대 강국 추진, 내수 회복 등 등과 관련된 개괄적인 수준의 논의도 예상된다.
이 대통령 면전에서는 일단, 함구하기로 했으나, 여당의 상법 및 노란봉투법 추진 속도에 대해 재계의 초조함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중으로 상법, 노란봉투법을 입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 역시, 전날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시장 저평가)해소를 위한 기업의 투자자 신뢰 제고 노력을 강조하며, 상법 추진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쳤다. "예상치 못한 속도전"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계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격 확대, 주주들의 경영개입 및 줄소송 우려 등을 이유로 상법 개정에 우려를 표해왔다. 노란봉투법은 원·하청간 산업질서 붕괴, 노조의 폭력집회 조장 등을 이유로 반대해 왔다. 한편, 이번 간담회 참석을 위해 류진 회장, 손경식 회장, 윤진식 회장 등은 해외 출장을 마치고, 12일 급거 귀국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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