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수 제지연합회 회장·깨끗한나라 대표
수출 확대, 친환경 강화, 디지털 전환 제시
인쇄용지·백판지 생산량의 1/2 가량 수출
美에 '상호보완적 관계' 입장 전달
종이 재활용 시스템 개선 TF 신설
최현수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지연합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현수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지금은 제지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출 확대와 품질 고도화 등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15일 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3일 서울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지 산업은 내수 시장의 한계, 디지털 전환 가속화, 펄프의 높은 해외 의존도, 글로벌 경쟁 심화 등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제지 산업을 '내수 지향적' 산업이라고 하지만 업계는 이러한 구조를 '수출 주도형'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인쇄 용지와 산업 백판지는 이미 전체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수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제지 업계도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화된 관세 정책에 영향을 받는 만큼 정부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최 회장은 "한국은 미국에 수출하는 종이 대비 펄프 수입량이 훨씬 많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인 무역 관계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러한 입장도 미국 정부에 전달이 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제지연합회는 저가 외국산 제품과 관련해서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은 "인도네시아 APP를 덤핑으로 제소했고, 라이너지 같은 경우 한국으로 들어오는 물량에 대해 제지연합회가 주관이 돼 조사를 의뢰했다"고 전했다.
수출 확대 외에도 최 회장은 △친환경 사업 강화 △디지털 전환을 통한 경영 시스템 혁신 등을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그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포장재, 기능성 특수지, 셀룰로스, 나노 섬유와 같은 부가가치 소재 개발로 신시장과 신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며 "일본의 사례처럼 제지 기업이 신소재, 에너지, 바이오 케미컬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우리에게도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 전력 비용 상승과 관련해선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과 태양광 설치 확대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태양광 설치 운영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정책이 활성화된다면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지 공장의 디지털 전환도 업계의 숙제로 언급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최 회장은 "디지털 전환은 단순 비용 절감이 아닌 사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구조 재편을 위해선 친환경 설비 투자, AI 자율 제조 수출, 판로 개척 지원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취임 이후 재활용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제지연합회에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실무 작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한국은 재활용률이 89%에 달하지만, 종이 생산에 사용되는 종이 자원은 20% 수준이며 나머지는 펄프가 차지한다. 이에 제지연합회는 제지자원진흥흥원, 재활용 수거업체들과 손잡고 종이의 자원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반복되는 제지 공장에서의 산업 재해와 관련해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깨끗한나라의 경우 공장 전방에 CCTV를 설치하고 안전 당국에 곧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등 LG유플러스와 안전통합센터를 구축했다. 타사 업체들도 이같은 안전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의 장녀이자 오너가 3세로, 이동열 대표와 함께 깨끗한나라 각자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2월 제지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연합회 창립 이래 최초의 여성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최 회장은 3세대의 역할에 대해선 "젊은 인재들이 왔을 때 낯설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회사 문화로 만드는 게 저희의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투명하게 데이터를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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