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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은 없다" SK 최종현, 전략회의 '깜짝' 등장해 한 말이

1986~1995년 최 선대회장 어록 공유
근원적 경쟁력 강조, 결의 다지기 위함
AI 중심 성장전략, 그룹 시너지 방안 모색

"불가능은 없다" SK 최종현, 전략회의 '깜짝' 등장해 한 말이
지난 1996년 1월 최종현 SK 선대회장(왼쪽)이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조지 H. W. 부시 前 미국대통령과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SK 제공
[파이낸셜뉴스] "1975년 1월부터 5년 걸려 우리가 'SKMS'(SK 고유의 기업문화 및 경영이념)를 만들었다. SKMS를 왜 만들었냐 하면, 경영은 소프트웨어를 가다듬는데 역점을 둬야 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역점을 두느냐, 2000년대를 내다보는 거다."(1989년 임원회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거를 오랜 시간 놓고 머리를 삭혀버리는거다. 매일 10번씩 생각하고 100일 1000일, 2000일 생각하면 사그러든다. 불가능한 문제는 없다. 근면해야 한다. 매일 해결이 되든 안되든 그 문제를 생각하고 거기에 목표를 삼아서 모든 것을 생각하라."(1989년 수펙스 세미나)
"힘든 일도 패기를 가지고 꾸준히 추진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자. 미래는 도전하는 사람이 차지하게 되어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1986년 1월 임원 간담회)
"21세기 무한 경쟁 시대를 맞아 각 기업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변화의 추세에 맞춰 사업구조나 설비와 같은 하드웨어를 잘 준비해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는 경영을 튼튼하게 갖추는 일이 더 없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선경이 21세기를 대비해온 여러 노력 가운데 SKMS와 수펙스 추구에 중점을 말씀드렸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이 바로 선경의 '비전'과 '밸류'이기도 하다."(1995년 아케데미 오브 인터내셔널 비스니스 선정 올해의 국제경영인상 수상 후 강연에서)
지난 13일 경기 이천 SKMS 연구소에서 열린 SK그룹 하반기 전략회의 현장에서 나온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발언들이다. 해당 발언은 1986년부터 1995년까지 최 선대회장이 국내외 임원회의, 세미나, 올해의 국제경영인상 수상 후 한 내용이다.

"불가능은 없다" SK 최종현, 전략회의 '깜짝' 등장해 한 말이
2025 SK그룹 경영전략회의에 참여한 SK 경영진들이 최종현 선대회장의 육성을 들으며 경영 철학과 정신을 되새기고 있다. SK그룹 제공
SK그룹이 최 선대회장 발언을 전략회의 때 공유한 것은 '근원적 경쟁력'을 강조하고 결의를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직접 현장을 찾은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번 하반기 전략회의에는 이들을 비롯,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멤버사 최고경영자(CEO) 20여명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실제로 최 선대회장의 SK정신을 듣고 다시 한 번 결의를 다졌다고 한다.

최 회장은 올해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자기반성을 통한 '경영의 기본기'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SK텔레콤 해킹 사태, 아직 진행 중인 그룹 내 리밸런싱 등에 대해 반성·성찰하고 대내외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읽힌다.

SK 경영진은 이번 회의에서 AI 중심 성장전략과 그룹 차원 시너지 방안도 모색했다.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AI를 그룹 미래 성장 전략의 중심축으로 삼고 사업 포트폴리오와 경영 방식을 변화시키자는 의지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최 선대회장 어록을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공유했다는 것은 그만큼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의지가 담겼다는 뜻"이라며 "리밸런싱 이후 그룹 방향성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