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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화재·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할 특수필름 곧 상용화"

미세플라스틱·미생물 투과 차단
친환경 통기성 필름 양산 앞둬
해외 에어로젤 전문기업과 협약
과열방지 특수필름 공동 개발중
중기부 TIPS 선정 등 기술 주목

"배터리 화재·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할 특수필름 곧 상용화"
최영진 리젠피엔엠 대표. 리젠피엔엠 제공

부산대학교 산학협동관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소 기업 리젠피엔엠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전기차(EV) 배터리 열 폭주 문제와 생활 속 플라스틱에서 야기되는 미세플라스틱 발생 문제를 해결할 특수소재 개발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최영진 리젠피엔엠 대표는 15일 부산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자사 주력 제품인 고성능 열 폭주 방지 필름과 미세플라스틱 방지 통기성 필름의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리젠피엔엠은 지난 2023년 설립한 부산대학교 기술지주 자회사로, 기능성 플라스틱 필름을 주력으로 개발 중인 연구소 기업이다. 필름 업계에서만 20년 넘게 종사하며 경험을 쌓아온 최 대표는 새로운 필름 소재를 개발하고자 하는 의지가 커 리젠피엔엠을 설립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범용 제품 생산만으로는 급변하는 기술 경쟁의 환경 속에서 회사가 커 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부산대 산학협력단으로부터 통기성 필름과 내열·단열성 필름에 대한 제조 특허기술을 이전받았다"며 "이후 부산대 기술지주 자회사로 편입되며 사업 추진을 위한 각종 지원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리젠피엔엠이 개발, 상용화 준비 중인 아이템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산소나 이산화탄소와 같은 가스는 투과하나 액체류는 차단하는 통기성 필름, 하나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를 방지하는 특수 필름이다.

통기성 필름은 농·수산물 수출 등 유통 시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하게 해 주는 특수 소재다. 최 대표는 한국이 특히 발표식품이 많은 점을 고려해 포장지를 마치 항아리와 같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개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기존 통기성 필름 소재는 레이저, 열침, 다이아몬드 롤 등을 이용해 물리적으로 관통해 공기 투과를 구현하는 방식이라 이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 발생 우려가 높다는 문제가 있다. 리젠피엔엠은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해 필름 내부에 나노 구조체를 형성, 미세플라스틱과 미생물이 투과할 수 없도록 해 친환경과 실용성을 모두 챙겼다.

현재는 양산화 직전 단계까지 왔다. 최 대표는 "통기성 필름 생산을 위한 기계도 1호기는 최근 완성돼 다음 주쯤부터 첫 발주를 받을 예정이다. 2호기도 8월 중에 들어올 예정이라 생산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국내 김치 등 발효식품 전문 업체로부터 발주를 받았다. 추가로 편의점 업계와도 포장지 납품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최근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전기 배터리의 열 폭주를 막아줄 필름 개발도 눈 앞에 두고 있다. 전기차를 비롯해 이차전지 분야에서 최근 열 폭주에 따른 화재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며 배터리 안전성 강화는 세계적인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리젠피엔엠은 지난 2023년 6월, 해외의 모 에어로젤 전문 제조업체와 협약을 맺고 과열 방지 특수 필름을 공동 제작 중이다. 이 필름은 내열과 단열성이 뛰어난 에어로젤과 카본을 정밀하게 충진·압착하는 방식으로 제작돼, 현재까지 나온 배터리 과열 방지 기술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

최 대표는 "이 제품에는 레이저 유도 공정 기반의 탄소 복합 구조체 기술이 적용됐다. 필름 내부에 CCS 레이어를 적층해 최대 3000도까지 견디는 고내열 단열 특성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 필름이 배터리에 적용될 경우 전기차 화재 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업한지 얼마 안 된 기업임에도 기술력과 함께 배터리 열 폭주 방지, 미세플라스틱 방지 등의 높은 사업성을 인정받아 사업 초기부터 각종 투자유치와 과제에 선정됐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TIPS 과제 선정과 SEED(스타트업 펀딩)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등 사업 초기부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 대표는 아직 조직이 작은 관계로 연구 인력들이 영업 업무까지 맡아서 뛰어다닐 때도 있다. 이에 발주 초기 실적 추이를 지켜보고 어느 정도 여건이 되면 전담 영업부서를 조직하는 등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포장지 속 미세플라스틱은 눈에 보이지 않아 식품과 함께 인체로 섭취될 위험이 있다. 이에 기존 방식과는 다른 비관통 가공을 실현하며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포장지로 차별화를 뒀다"며 "또 내년 7월부터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배터리의 열 차단 규제가 강화될 예정이어서 당사의 필름이 완성차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과 적극적인 협업 등을 통해 필름 상용화의 속도를 높이겠다"라고 강조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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