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핵심소재 20t 선적
내년 240t까지 확대 및 장기계약도 추진
고려아연이 미국에 직접 수출하는 전략광물인 안티모니의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고려아연이 전략광물 안티모니를 미국에 처음 수출하며 '탈(脫)중국'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선두에 나선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방위산업 소재 시장에서 한국산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자원 안보 강화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최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으로 향하는 선박에 안티모니 20t을 선적했다. 이번 물량은 현지 수입업체를 거쳐 미국 내 주요 방산업체 10여곳에 공급될 예정이다. 고려아연이 미국에 안티모니를 직접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거래는 단기 스팟계약 형태지만 고려아연은 현지 수요처들과의 장기 공급 계약도 추진 중이다. 올해 미국 수출량은 약 100t으로 예상되며 내년부터는 △월 20t △연간 240t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현재 순도 99.95% 이상의 고순도 안티모니를 연 3500t 규모로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는 수요 증가에 대응해 증산도 검토 중이다. 현재 생산량의 70%는 국내 기업에, 30%는 해외에 공급하고 있다.
안티모니는 △철갑 저격탄 △특수 납축전지 △반도체·군사 전자장비·항공우주 합금 △잠수함 밸러스트 등 방위산업에 필수적인 전략광물이다. 지난해 8월 중국이 안티모니 수출 통제에 나선 이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현재 미국의 안티모니 수입량 중 60% 이상이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한국산 안티모니 수입은 단순 상업 거래를 넘어 자원 안보 차원의 의미도 크다는 평가다.
미국 정부가 동맹국 중심의 전략광물 공급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고려아연의 수출 확대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고려아연은 올해 1·4분기 안티모니 판매량이 971t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매출액은 5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배 증가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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