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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밀착' 개호로봇·보험 저변 확대… 돌봄 빈틈 메웠다 [fn 창간 25주년 AGE TECH로 앞서가는 일본]

New Teck, New Chance
세계 처음 고령화 사회 진입한 日
노인 돌봄 관련 산업 성장도 앞서
정부 주도 연구 개발·지원 뒷받침
ICT·원격 의료·AI 진단 등 활성화
요양 보호사 역할 로봇 보급 박차

'고령자 밀착' 개호로봇·보험 저변 확대… 돌봄 빈틈 메웠다 [fn 창간 25주년 AGE TECH로 앞서가는 일본]
일본 요양원에서 운동 수업을 하는 로봇. 연합뉴스
일본은 전 세계에서 초고령사회에 가장 먼저 진입한 나라다. 심각한 돌봄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에이지테크 생태계가 활발히 육성되고 있다.

■정부 지원 업고 '660조 시장' 성장

22일 스위스무역투자청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에이지테크 산업은 지난해 기준 약 663조3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에이지테크는 고령자를 돕기 위한 기술을 의미한다.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된 제품, 디지털 기술, 서비스 등을 통칭한다.

일본의 에이지테크 산업은 정보통신기술(ICT), 로봇, 원격의료, 이동수단, 인공지능(AI) 진단 등 다양한 분야로 펼쳐져 있다. 부문별 규모를 살펴보면 △의료·제약 부문 약 298조9200억원 △요양케어 부문 약 129조2000억원 △생활 부문 약 435조2000억원 등이다.

빠른 산업 확장에는 일본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교육·정보센터에 따르면 일본은 정부 주도의 연구개발, 공공·민간 협력모델 지원으로 생태계와 시장 육성을 주도하고 있다. 2016년 이후 '소사이어티 5.0' 비전을 중심으로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도입을 장려해 왔다.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을 위해 정부 주도로 연구개발이 이뤄졌다.

이와 함께 에이지테크 스타트업 지원도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가가 주도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J-스타트업 프로그램은 스타트업의 브랜딩 및 해외 진출 등을 집중 지원한다. 공공·민간 협업 플랫폼인 재팬 에이지테크 액셀러레이터는 글로벌 기업의 진입을 돕고, 미국의 CIC 일본 지사인 도쿄 CIC는 스타트업의 성장과 글로벌화를 위한 맞춤 지원을 제공한다.

지방정부 차원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도쿄시, 오사카시 등은 에이지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시티형 액셀러레이터'를 운영하며 멘토링·자금·사무공간 등을 제공한다.

■'개호로봇' 중점 육성·보급

일본 정부가 에이지테크 분야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부문은 '개호(介護)로봇'이다. 개호로봇은 노인의 일상생활을 지원하거나 요양보호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로봇이다. 일본은 개호로봇 보급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적극 도입해왔다.

지난 2020년까지 개호로봇 시장을 약 4720억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개호시설이 고가의 로봇을 도입할 경우 비용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또 고령자의 개호보험 범위에 개호로봇을 포함하고, 관련 로봇을 구매하면 보험을 통해 일부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일본에서는 다양한 개호로봇이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개호로봇 활용 연구를 시작한 일본의 사회복지법인 젠코카이는 현재 50종 이상의 첨단 기기를 도입했다. 로봇 '허그'는 노인들이 이동할 때 몸을 지탱해 주며, 로봇 '파루로(Parlo)'나 '소타(Sota)' 등의 커뮤니케이션 로봇은 노인들의 사회적 활동을 지원한다.

일본 사이버다인은 의료형 장착로봇 '할(HAL)'을 개발했다. 할은 뇌파를 감지해 근육이나 전기모터를 작동시켜 노인의 몸을 움직이게 하는 장치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 다카노리 시바타 박사가 개발한 물개 모양의 애완로봇 '파로(PARO)'도 있다. 파로는 소통, 보행능력 향상 등의 치료 효과를 인정받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일본 테크노에이드협회 고시마 기요쿠니 기획부장은 "가장 중요한 건 현장의 수요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일본은 정부가 장비의 개발에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실증실험을 위한 환경을 제공하는 등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