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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호텔신라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어려운 영업상황이 이어지고는 있으나 경쟁 강도 완화,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논의 등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울 만한 신호들이 포착되고 있어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주요 증권사는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이날 NH투자증권은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8000원에서 5만9000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4만1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각각 올려 잡았다. 지난 10일에는 하나증권이 호텔신라의 목표가를 6만원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호텔신라는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면세업계의 부진이 길어진 데다가 내수 침체까지 더해지면서 적자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호텔신라는 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증권가가 눈높이를 올린 건 올해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로 호텔신라는 1분기 25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직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을 크게 축소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턴어라운드(실적 반등) 모멘텀이 2~3분기에 집중돼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인바운드(외국인 관광객 유입)와 중국 경기 회복 모멘텀이 반등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목을 잡았던 면세 사업 역시 개선의 신호가 보인다는 분석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사업은 여전히 어렵지만 그럼에도 개선 기대감을 가져볼 만한 요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먼저, 일부 경쟁사들의 시내면세점 차업 축소에 따른 경쟁 강도가 줄어들고 있고, 면세점 영업손실의 주된 원인에 해당하는 인천공항 임대료 조정 신청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오는 30일 인천지방법원은 호텔신라와 신세계 면세점이 제기한 임대료 40% 인하에 대한 조정 기일을 오는 신청한다. 앞서 태국, 싱가포르 등 주요 아시아 공항은 임대료 조정을 검토 혹은 인하했다.
주 연구원은 “해당 이슈들의 진행 여부 및 효과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나,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은 없는 만큼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면세점은 달러를 기준으로 거래해 환율이 오르면 제품 가격이 올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구조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을 괴롭혔던 달러의 강세가 주춤하다”며 “원과 위안의 상대적 강세는 면세품에 대한 내국인과 중국인의 구매력 증가를 가리킨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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