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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의존하던 수소밸브 국산화… 고부가 제품으로 시장 확대

엠티에이치콘트롤밸브
조선·플랜트 산업용 특수밸브 제조
수소·극저온밸브 등으로 사업 확장
중진공 지역 특화산업 육성 뒷받침
기술·자금·수출바우처 등 지원받아
작년 269억원 매출 3년새 두배로

해외 의존하던 수소밸브 국산화… 고부가 제품으로 시장 확대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엠티에이치콘트롤밸브의 생산현장
해외 의존하던 수소밸브 국산화… 고부가 제품으로 시장 확대
엠티에이치콘트롤밸브의 수소 충전소 초고압 컨트롤 밸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제공
글로벌 시장이 탈탄소로 방향을 틀자 오래된 제조업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수입 일색이던 특수밸브 시장에선 국산 기술이 점차 자리를 넓히고 정책 지원에 힘입어 중소기업들은 이를 발판 삼아 해외로 발을 뻗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산 강서구에 본사를 둔 엠티에이치콘트롤밸브는 최근 수소충전소용 고압 특수밸브로 유럽연합의 적합성 인증인 'CE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중동 시장 개척도 병행 중이다. 1978년 설립된 이 기업은 지난 47년간 조선 및 플랜트 산업용 특수밸브를 제조해 온 강소기업이다.

엠티에이치콘트롤밸브는 2024년 국내 최초로 수소 고압밸브 국가표준(KS) 인증을 획득하며 기술 자립에 성공했다. 안전성과 내구성을 요구하는 해당 제품군은 그간 일본 등 외산에 의존해온 분야다. 같은 해 수소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에서는 이노베이션 어워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올해는 한국수소연합으로부터 수소전문기업 인증도 받았다.

2세 경영자인 김재규 대표이사는 네이버 등 대기업에서 쌓은 경영 노하우를 접목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했다. 기존 제품 외에 수소밸브·극저온밸브 등으로 외연을 확장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 강소기업'과 '레전드 50+'에 동시 선정되기도 했다.

실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매출은 2021년 113억8900만원에서 2024년 268억87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같은 기간 수출액은 35억3500만원에서 57억6800만원으로 증가했다. 직원 수는 70명에 이른다. 단순한 규모 확대가 아닌, 기술 국산화와 수출 실적이 동반 성장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지역산업성장 프로젝트가 있었다. 중진공은 지난해 전국 34개 지역본지부를 거점 삼아 지역 주도 특화산업 육성과 혁신성장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총 48개 프로젝트에 1844개 기업을 연계 지원했다. 정책자금, 수출, 기술, 인력 등 전방위적 연계를 통해 7178건의 이어달리기식 지원 성과를 냈다.

엠티에이치콘트롤밸브는 협동화자금, 혁신바우처, 연수사업 등 성장단계별로 필요한 지원을 받았다. 지난해의 경우 수출바우처를 통해 필리핀 '필마린 2024', 국내 'H2 MEET' 등 주요 전시회에 참가해 총 75건의 해외 바이어 상담을 성사시켰다. 일본·중국·인도·스페인 등과 교류를 통해 아시아 수출 판로를 확대하고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도 강화했다.

김 대표는 "밸브 산업은 전통적으로 하향 산업으로 분류되지만, 기술 고도화와 특수밸브 특화 전략을 통해 틈새시장과 고부가가치 분야를 공략하고 있다"며 "정책 지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스틱스 MRC에 따르면 전세계 수소밸브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3억3100만달러(약 4513억원)로 추정된다.
오는 2030년에는 5억700만달러(약 777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7.4%다.

이에 발맞춰 엠티에이치콘트롤밸브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신제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