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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 황동혁 감독, K콘텐츠 '외화내빈' 우려.."혼자 마냥 좋아할 수 없어"

30일 '오징어게임' 홍보차 라운드 인터뷰

'오겜' 황동혁 감독, K콘텐츠 '외화내빈' 우려.."혼자 마냥 좋아할 수 없어"
오징어 게임3 황동혁 감독 / 넷플릭스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오징어게임3’ 황동혁 감독이 최근 K콘텐츠가 전세계에서 각광받고 있으나 정작 산업 종사자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며 우려했다.

황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징어게임3’와 K팝과 한국문화 소재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각각 넷플릭스 드라마 및 영화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K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현상에 대해 “오징어게임3 해외 프로모션에 가면 웬만한 나라에선 다 한국말로 인사하고, 현지 한국 음식점을 가면 다 현지 사람인 것을 보면서 K컬처의 위상 변화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화내빈(外華內貧)’처럼 한국의 콘텐츠산업 종사자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K컬처의 위상이 높아진 덕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같은 작품도 나올 수 있었다고 본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콘텐츠업계는 힘들다. 극장 개봉작은 손해를 보고 있고 TV 드라마는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업계 종사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너무 힘든 현실이라서 저 혼자 마냥 좋아할 수도 없다. 조심스럽다”고 부연했다.

당장은 콘텐츠업계가 수익성 악화로 힘든 상황이지만 희망은 있다고 본다.

그는 "K콘텐츠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크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며 "이러한 관심을 동력 삼아서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변화한 환경에 맞는 전략을 자체적으로 내놓아서, 나아질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K콘텐츠 산업의 지속 성장을 응원했다.

앞서 올해 K콘텐츠 산업 30주년을 맞아 산업 본연의 수익성 개선 문제가 숙제로 떠올랐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김윤지 수석연구원은 지난 18일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열린 ‘2025 콘텐츠산업포럼’에서 “K콘텐츠 수출액이 2010년 이래 연평균 10.8%로 성장했으나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둔화되고 있다”며 “산업 본연의 수익성 한계와 유통망 미비로 K콘텐츠 산업이 구조적 문제를 겪고 있다”고 문제 제기했다.

한편 황 감독은 지난 6년간 이어진 시리즈가 완결된 것과 관련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홀가분하고 시원하다"며 "너무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아서 또 언제 이런 사랑을 받겠냐 싶어 섭섭하기도 하다. 양가적 감정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론 시즌3를 가장 좋아한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그는 "속편을 제작하게 되면서 내가 이 작품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뭘까 자문했다.
그렇게 세상을 둘러보니까 희망적인 이야기로 끝낼 수 없는 세상이더라. 기훈이 모든 것을 접고, 종착점에 선 기성 세대의 한 인물로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러주기 위해선 희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시즌3에 담은 메시지를 전했다.

황 감독은 또 이 시리즈로 "개인적으로 얻은 것도 많지만 잃은 것도 있다"며 "이빨을 10개나 잃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몸무게가 한때 59kg까지 빠졌다.

'오겜' 황동혁 감독, K콘텐츠 '외화내빈' 우려.."혼자 마냥 좋아할 수 없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3 . 뉴시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