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제공.
[파이낸셜뉴스] 네이버웹툰이 일본 유력 애니메이션 제작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콘텐츠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웹툰 지식재산(IP)의 영상화가 드라마 영화를 넘어서 애니메이션 산업의 차세대 핵심 콘텐츠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3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최근 인기 웹툰 '입학용병'의 애니메이션 제작이 확정된 데 이어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억회를 기록한 웹툰 '일렉시드'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 일렉시드 제작을 맡은 일본의 '단데라이온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제작에 참여하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입증했고, 단편 애니메이션 '알사탕'으로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며 연출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수백조 규모에 달하는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2023 애니메이션 산업백서'에 따르면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3860억 달러(약 533조원) 규모이며, 2030년에는 약 5880억 달러(한화 약 8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크런치롤을 인수한 소니는 지난 3월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 10억 명 이상의 애니메이션 시청자가 있다고 추산했으며, 이 숫자는 2030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다양한 웹툰 IP를 가지고 있는 네이버웹툰은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 시장에 진출하면서 흥행 수익과 더불어 원작으로의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 형성까지 노리고 있다. 드라마, 영화 등 실사 영상 콘텐츠와 달리 원작의 그림체와 세계관을 보존하면서도 전 세계 다양한 연령층에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효과가 극대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네이버웹툰 원작의 '싸움독학'은 2024년 애니메이션 방영 이후 원작 웹툰의 조회수가 급증했다.
네이버웹툰과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일본을 중심으로 제작위원회 시스템 등을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인기 IP '전지적 독자 시점', '다크문' 등 20개 이상의 웹툰 IP 기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가 일본에서 진행 중이다. 이러한 공격적인 행보의 배경은 일본 내에서 웹툰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라인망가가 만화 앱을 넘어 일본 전체 앱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일본 현지에서 웹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라인망가에서 연재됐던 웹툰 '선배는 남자아이'는 현지 이용자들의 지속적인 애니메이션 제작 요구에 따라 지난 2024년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2025년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공개됐고, 라인망가 오리지널 작품 '클라바테스'도 오는 3·4분기에 애니메이션으로 나올 예정이다.
한편, 웹툰 IP를 보유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게임 IP를 보유한 크래프톤 등도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지난 5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IP인 동명 웹소설·웹툰 원작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은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시상식인 ‘크런치롤 애니메이션 어워즈 2025’에서 최고상인 ‘올해의 애니메이션’을 포함해 총 9개 부문을 수상했다. 크래프톤도 일본 내 유명 애니·광고 제작사인 ADK그룹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IP확대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