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조위원회가 발간한 예멘 여성단체 중심의 젠더 기반 폭력(GBV) 대응을 위한 정책 보고서. 국제구조위원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제 인도주의 단체 국제구조위원회(IRC)는 예멘에서 활동 중인 여성단체 중심의 젠더 기반 폭력(GBV) 대응 전략을 조명한 정책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IRC는 여성단체에 대한 권한 이양, 자금 구조 개선, 자발적 수요 기반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예멘은 내전과 강제이주, 경제 파탄 등 복합 위기로 젠더 기반 폭력이 일상화된 상황이다. 마흐람(남성 보호자 동반 요구) 관습과 사회적 낙인, 법률 부재는 여성들이 지원 체계에 접근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더불어 미국의 인도적 지원금 대규모 삭감까지 겹치면서 피해자는 물론, 현장에서 활동하는 여성단체들도 위기에 몰려 있다.
IRC에 따르면 지원금 삭감으로 전체 인도적 분야 중 GBV 대응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으며, 22개의 여성 안전공간이 폐쇄돼 1만1000여명의 여성과 소녀가 보호 체계에서 배제됐다. 올해는 약 620만명이 폭력 위협에 노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IRC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여성단체 주도의 정책 결정 참여 확대 △지원금 집행 권한의 공정한 분배 △멘토링 및 소액 보조금 제도 신설 △단체 간 네트워크 강화 등 구체적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캐롤라인 세키웨와 IRC 예멘 대표는 "수천명의 여성과 소녀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보호와 지원을 잃고 있다"며 "여성단체를 단순 하청이 아니라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해야 지속가능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영 IRC 한국 대표는 "이번 위기는 오히려 여성 리더십을 강화할 기회"라며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장기적이고 공정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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