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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K-미디어주 활짝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K-미디어주 활짝
'케이팝 데몬 헌터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지난달 공개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세계적 흥행을 이어가며 K-미디어 및 엔터주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단순한 시청 지표를 넘어 사운드트랙(OST)이 북미 주요 차트 상위권을 점령하면서 전형적인 K팝 아이돌 음악도 서구권 대중에게 통할 수 있다는 시장의 확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이화정 연구원은 전일 보고서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은 K팝 산업이 세 번째 시장 확장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며 “서구권 일반 대중까지 수요자가 확대되고 있어 관련 기업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K팝 걸그룹과 보이그룹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공개 첫 주부터 북미, 유럽 등 서구권에서 순위가 급상승했다. 넷플릭스 투둠 웹사이트(Netflix Tudum)에 따르면 공개 2주차에는 주간 조회수 2420만건을 기록하며 글로벌 33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OST의 약진이다. ‘골든(Golden)’과 ‘유어 아이돌(Your Idol)’은 각각 빌보드 핫100 6위, 16위를 기록했고 스포티파이 US차트 1, 2위에 오르며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못지않은 화력을 입증했다. 전형적인 K팝 특유의 고음 코러스, 강한 비트, 랩 파트가 살아 있는 음악이 서구권 대중에 통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연구원은 “서구권 대중이 이제 K팝을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라 퍼포먼스와 팬덤 문화를 포함한 종합 콘텐츠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흐름은 YG엔터, SM엔터, JYP엔터 등 주요 기획사에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NH투자증권은 YG엔터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블랙핑크에 이어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제작에 참여한 더블랙레이블의 프로듀서진이 YG 출신이라는 점에서 낙수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올해 2·4분기 YG엔터의 실적은 매출 1118억원, 영업이익 46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증권가 관계자는 “K팝 본연의 색채가 서구권 대중에게도 통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굿즈(MD), 콘서트 등 부가 수익을 창출하는 K-미디어 기업 전반에 긍정적”이라며 “향후 버추얼 아이돌 시장 개화에도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애니메이션의 인기에 힘입어 ‘파란 호랑이’ 굿즈 등 공식 상품을 출시했고, 북미 지역의 온라인 팬덤 커뮤니티에서는 극중 그룹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의 팬아트와 커버영상이 쏟아지는 등 실제 아이돌 못지않은 열기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신드롬을 계기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다시금 현실이 됐다"며 "K-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의 가치 재평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