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감소·폭우피해 영향
쌀값 상승세 장기화 가능성
쌀 가공 식품업계 예의주시
올 들어 처음으로 쌀 소매가격(20㎏ 기준)이 6만원을 돌파하면서 '쌀값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쌀 생산량 감소와 맞물려 최근 폭우로 벼 침수 피해가 확산되면서 쌀값 상승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식품업계도 비축분으로 당장은 문제가 없다면서도 쌀값 동향을 예의 주시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기준 20㎏ 소매 기준 쌀 가격은 6만151원으로 전일 대비 0.72% 상승했다. 이는 전년 같은 시기 대비 14.35% 높고, 평년보다 15.76% 오른 가격이다. 소비자들이 주로 구매하는 20㎏ 쌀 소매가격이 6만원을 넘은 건 올 들어 처음이다.
쌀값은 지난 3월 이후 전년 대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2024년산 쌀값은 5만4438원으로 전년 대비 2.5% 감소했지만, 3월 5만5237원으로 4.5% 상승했다. 4월에는 5만4831원(7.9%), 5월 5만6178원(4.1%), 6월 5만9059원(10.16%)으로 올랐다.
이는 2024년산 쌀 생산량 감소와 정부 수급안정 대책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KREI)에 따르면 지난 1~4월 산지 유통업체의 벼 매입량은 15만7000t으로 전년 대비 1만6000t 줄었다. 지난 1~2월 매입량은 전년 대비 2만1000t 감소했다. 이후 3~4월은 작년보다 5000t 증가했다.
쌀값은 당분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산지 유통업체의 재고량이 감소한 영향 때문이다. 4월 말 기준 쌀 재고량은 71만2000t으로 전년 대비 21만t 감소했다. 농협은 63만5000t으로 전년 대비 20.4% 감소했고, 민간은 7만7000t으로 39.6% 줄었다.
최근 내린 폭우로 남부지방의 벼 농작물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벼 재배면적 2만5065㏊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전체 벼 재배면적의 3.6%가량이다.
쌀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식음료 업계도 가격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리 가공제품용 쌀을 수매해 비축해 놓은 만큼 당장 가격 인상에 따른 충격파는 없지만 가격 상승세가 길어지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제과업체 관계자는 "국산 쌀을 100% 사용해 쌀과자를 만들고 있는데, 최근 쌀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충격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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