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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데스밸리 위기 스타트업 발굴해 시작과 끝 함께할 것"

박정은 비엘티엔파트너스 대표
심사역·창업 해보며 보는 눈 길러
투자 못 받아 사라지는 기술 없게
산업군 관계없이 잠재력 보고 투자
먼저 문 두드리는 기업들도 생겨
3년내 美 진출해 韓 기술 알릴 것

[fn이사람] "데스밸리 위기 스타트업 발굴해 시작과 끝 함께할 것"
박정은 비엘티엔파트너스 대표. 사진=김찬미 기자
"세상에는 훌륭한 기술이 정말 많지만 투자를 받지 못해 사라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 기술을 발굴해 최전방에서 함께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고 싶습니다."

원천기술 전문 투자사 비엘티엔파트너스 박정은 대표(사진)는 24일 "기술의 본질과 글로벌 경쟁력에 집중하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8년생인 박 대표는 업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젊은 대표'다. 미국 유학 중 스타트업을 창업해 현지 창업 생태계를 경험했고, 귀국 후 신기술금융사 브릿지인베스트먼트에서 심사역으로 일하며 투자 실무를 익혔다.

이후 박 대표는 시장에 없는 매물을 직접 찾겠다는 일념으로 비엘티엔파트너스를 공동 창업했다.

박 대표는 "심사역으로 근무할 당시 소형사였기 때문에 다양한 기업을 폭넓게 볼 수 있었던 경험이 지금의 자산이 됐다"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훌륭한 기술을 발굴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해 투자사에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엘티엔파트너스는 소수 집중 투자를 철칙으로 삼는다. 현재 포트폴리오는 이브니스, 볼로랜드, 모르미, 플필, 테크디엔에이 등 5곳이다. 이 중 이브니스와 볼로랜드는 지난해 뚜렷한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투자 성과를 입증했다.

박 대표는 "비엘티엔파트너스는 상장만을 목표로 하지 않고, 기술의 본질과 글로벌 확장 가능성까지 고려한 후 포트폴리오를 선정한다"며 "그렇기에 많은 기업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특정 산업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대부분의 벤처캐피털이 특정 산업군에 집중하는 반면, 비엘티엔파트너스는 기술 자체의 잠재력과 확장성을 우선적으로 판단한다.

박 대표는 "업종에는 제한이 없지만, 글로벌 시장에 갈 수 있는가가 기술을 선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라며 "한국은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기술력뿐 아니라 창업자의 글로벌 마인드와 실행력도 중요한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비엘티엔파트너스는 특허법인 비엘티와의 협업으로 기술보호 전략까지 함께 설계한다. 그 결과 기술력은 있지만 외부 투자에 어려움을 겪던 스타트업들이 먼저 문을 두드리는 경우도 늘고 있다.

비엘티엔파트너스는 3년 내 미국 지사를 설립해 한국 기술의 글로벌 적용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단순히 현지 투자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한국의 우수 기술을 미국 시장에 접목시키기 위한 전략적 확장이다.


아울러 박 대표의 최종 꿈은 '연구소' 설립이다.

단순한 투자기관이 아닌, 반도체·소재·신약 등 한국의 뿌리기술을 보호하고 산업에 안착시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한국이 강했던 이유는 뿌리기술 덕분"이라며 "좋은 기술이 지속가능하도록 돕는 환경을 조성하고, 그 기술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투자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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