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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몰고 온 커피 원두 가격 상승.. 수입방식 개선 필요하다

이현창 농협중앙회 베트남사무소 부소장

기후변화가 몰고 온 커피 원두 가격 상승.. 수입방식 개선 필요하다
한국의 커피원두 수입시장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며 전체 수입량은 연간 18만t에 달한다. 주요 수입국은 베트남, 콜롬비아, 브라질이고 베트남은 가격대비 품질 측면에서 소상공인들에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은 인스턴트 커피 재료로 주로 쓰이는 로부스타 품종 커피의 주요 생산국이다.

베트남산 커피원두의 한국수출금액은 2022년 8000만달러에서 20245년말 1억3000만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는 한국이 전세계에서 수입하는 커피물량의 6.1%대에서 10.5%대로 급속히 증가한 것을 나타낸다. 주목할만한 점은 전체 수입물량의 절반이 소상공인에 의해 수입되고 있으며 점점 더 카페용 원두의 직수입 추세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점점 다양해 지는 소비자의 취향과 더불어 치열해지는 시장경쟁으로 소상공인의 경영 압박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더 좋은 품질의 원두를 좀 더 경제적인 가격에 조달하기 위해 전 세계 커피생산지를 찾아다니고 있다. 중간 유통단계를 줄여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커피의 품질관리 또한 직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소상공인의 커피 원가구조를 분석해 보면 생두 수입가격에 비해 볶은 원두의 수입가격이 40%이상 높은 가격이 형성되는데, 이는 로스팅의 추가적인 가공 비용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생두를 국내에서 로스팅 할 경우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통관, 운송, 보관 등 비용이 동일하다는 조건 하에 로스팅 장비투자 비용, 인건비, 전기료 등 부대원가를 감안해도 수입된 볶은 원두 가격보다는 훨씬 경제적이다.

커피원두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단가가 높아지는 가장 큰 원인은 생산자, 수출업자, 수입업자, 도매상, 소상공인에 이르는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늘어나는 유통마진 때문이다. 유통마진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중간상을 최소화하고 생산자와 직접 거래하는 것이지만, 언어장벽, 신뢰구축, 무역지식 등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수입대행 및 공동구매 등의 방법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베트남 달랏지역의 커피 농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경우에는 한국에서 구입하는 경우보다 20%내외의 단가절감을 할 수 있다. 스페셜티한 원두의 경우에는 절감효과가 더욱 커진다. 소량 주문의 경우 컨테이너 단위의 대량 구매에 비해 물류비용이 높아지므로 여러 농장의 다양한 원두를 소량씩 주문하여 같이 배송하거나, 같은 지역의 다른 소상공인들과 공동구매를 추진하거나 베트남 현지 수출업체와 장기계약을 통해 정기적인 소량배송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소규모 로스터리 연합을 구성하여 공동구매를 할 경우 가격협상력이 증가하고 물류비용도 낮출 수 있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커피원두 생산량의 급속한 감소로 수 년간 커피원두 가격이 치솟고 있다. 볶은 커피원두를 대량으로 수입하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서 생원두를 대량으로 수입·유통하는 업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등 커피와 연관된 대한민국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부가가치의 증대를 위해 커피원두 수입시장의 개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