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란 보건복지부 1차관
올해로 25회를 맞는 '보건복지부 장관배 보호대상아동 꿈나무 체육대회'가 5일 대전에서 열린다. 보호대상아동과 자립준비청년 1000여명이 2박3일 동안 함께 뛰고 웃으며 소중한 추억을 쌓는 자리다.
월드컵 축구를 진행하는 것처럼 지역별 예선을 거치며 얼굴이 익숙해진 친구들이 여름방학 기간 한자리에 모여 각종 경기로 땀방울을 흘리게 된다. 특히 올해 축제는 처음으로 일반시민도 함께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확대, 더 많은 국민이 이들의 삶에 따뜻한 관심을 보낼 수 있는 뜻깊은 기회를 마련했다. 보호대상 아동은 부모의 보살핌 없이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자라며, 이른 시기에 스스로 삶을 꾸려야 한다.
또래보다 이른 나이에 사회로 나설 준비를 해야 하는 보호대상아동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따뜻한 관심과 격려, 그리고 신뢰일 것이다. 이들이 외롭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함께 곁에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취지에서 마련한 제도가 바로 '디딤씨앗통장'이다.
디딤씨앗통장은 보호대상 아동과 기초생활수급가구 아동이 사회에 진출할 때 필요한 초기비용 마련을 위해 정부에서 지난 2007년부터 운영하는 아동자산형성 지원사업이다. 통장을 개설한 아동이 저축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월 10만원 내에서 1대 2 매칭을 지원한다. 일례로 아동이 1만원을 디딤씨앗통장에 저축하면 정부가 2만원을 매칭해 지원하는 방식이다. 아동이 한달에 최대로 저축할 수 있는 금액은 50만원이다.
보호대상 아동은 매달 차곡차곡 쌓여가는 저축액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자립 의지를 키우고 경제 관념도 배울 수 있다. 이 자금은 대학 진학과 취업 준비, 주거 마련 등 인생의 중요한 출발점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다만 정부가 두배로 적립해 주기 위해서는 아동이 먼저 저축을 해야 한다. 이 저축액을 스스로 마련하기 어려운 아동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민간 후원제도를 함께 운영한다. 아동권리보장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간단한 신청만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후원금은 100% 디딤씨앗통장으로 지급된다.
더욱 풍성한 자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민간 후원자 참여가 절실하다. 후원자 한명 한명이 '좋은 어른'으로 함께해준다면 그 작은 관심은 아이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큰 응원이 될 것이다. 이번 체육대회 개막식에서 나 역시 디딤씨앗통장 후원자가 될 예정이다. 이는 나부터 먼저 실천하고 참여하겠다는 약속이다. 아울러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 원장도 후원자로 동참할 예정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2022년 발표한 'Child Well-being' 보고서에 따르면 어려운 아동을 위해 투자한 1원은 7~9배 사회적 수익으로 환산된다.
아동들에 대한 꾸준한 후원과 관심이 사회 전체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양육시설이나 자립준비청년 간담회 등을 통해 공통적으로 듣는 이야기가 아이들에게는 '자립의지를 위한 적절한 지원과 멘토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위한 멘토링을 확대하는 동시에 자산형성 효과와 필요성을 알리는 홍보와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는지를 이유로 아이들이 미래를 포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러한 환경일수록 사회 전체가 따뜻한 울타리가 돼 줘야 한다. 디딤씨앗통장은 그 이름처럼 아이들의 미래에 심는 작은 씨앗이다.
이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나 건강한 자립이라는 큰 나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민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다.
2박3일간 땀 흘리며 힘차게 경주할 아이들을 응원한다. 아울러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 많은 국민과 기업이 후원자로 참여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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