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3연승 질주... 2경기 불펜 방어율 ‘0’
한재승은 승홀세를 모두 챙기는 역투
성영탁, 한재승, 전상현 … 제대로 선 KIA의 불펜
7위까지 떨어졌던 순위 4위로 급상승
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한재승이 9회에 투구하고 있다.뉴스1
[부산 = 전상일 기자] 불안했던 마운드가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참담함의 대명사였던 불펜이 바로 서고 있다. 그것이 가장 큰 효과다. 어쨌든 KIA가 야심차게 시도한 모험수가 효과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KIA는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3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내용은 말 그대로 단출했다. 선발 제임스 네일이 6이닝 무실점 역투로 버티고, 성영탁-한재승-전상현으로 이어지는 불펜이 완벽하게 뒷문을 걸어 잠갔다. 지난 7연패의 악몽을 생각하면 마운드의 변화는 놀라운 반전이다. 그리고 KIA 이범호 감독이 가장 바랐던 경기 내용이 바로 이런 깔끔한 경기 내용이다.
그 전환점은 한 건의 트레이드였다. 지난달 28일 KIA는 NC와 6인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투수 김시훈, 한재승, 내야수 정현창을 품었다. 그중 불펜의 실질적 변화를 이끈 인물은 바로 한재승이다.
롯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끈 배터리. 연합뉴스
트레이드 전, KIA의 불펜은 무너져 있었다. 조상우의 7월 ERA는 14.21로 심각한 수준이었고, 정해영 또한 7월 ERA는 6.23이다. 그나마 전상현 정도가 홀로 마운드를 떠받쳤다. 사실상 붕괴라도 말해도 심각한 표현이 아니다. 믿을만한 카드가 아예 없었다. 팀 불펜 ERA도 리그 최하위 급으로 쳐졌다.
결국, 선두 싸움을 바라던 KIA는 7위까지 수직 낙하했다. 에이스 네일은 6월 15일 이후 5경기에서 4차례의 QS를 했지만, 불펜의 난조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랬던 KIA가 트레이드 이후 달라졌다. 3연승을 달리는 최근 2경기에서 불펜은 단 1점도 실점하지 않았다. 최근 3승 1무를 거두고 있는 4경기로 넓혀봐도 불펜의 실점은 2점뿐이다. 그 와중에 한재승은 이적 후 3경기에서 1승,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하며 KIA 마운드의 중추로 떠올랐다.
지난 5일 경기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었다. 2점차 리드를 지켜야 했던 5일 롯데전 8회, 정해영의 팔꿈치 근육 뭉침으로 급히 동원된 전상현이 9회를 맡게 되면서, 한재승은 가장 중요한 이닝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승리, 홀드, 세이브를 모두 챙기며 단숨에 KIA 불펜진의 핵심축으로 자리잡았다.
KIA가 주목한 건 그의 구위였다. 트레이드 당시 김시훈의 1군 기록이 더 화려했지만, KIA는 한재승의 미래 가치와 당장의 활용도를 더 높게 평가했다. 결과는 정확했다.
연합뉴스
이범호 감독은 “네일이 팀의 에이스 투수답게 위기 상황도 잘 넘어가면서 6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줬고, 이어 나온 투수들도 모두 제 몫을 다 해줬다. 성영탁, 한재승 등 어린 투수들이 성장이 고무적이다”라며 만족스러워 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트레이드, 그리고 그것을 결과로 증명한 한재승. 더이상 불안하지 않은 불펜. KIA의 가을 야구 희망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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