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랜드가 내수 침체 등으로 우울한 패션 업황 속에서도 주력 캐주얼 브랜드를 앞세워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합리적인 가격대와 빠른 트렌드 반영, 캐릭터·라이선스 협업으로 화제성을 확보하며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랜드월드는 올해 2·4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4074억원, 영업이익 86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19% 성장했다고 14일 밝혔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도 매출 2조7431억원, 영업이익 1560억원을 기록하며 5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패션부문은 상반기 매출 8690억원으로 전년보다 8% 늘었다. 실적의 핵심 동력이 된 패션부문에서는 주력 캐주얼 브랜드 스파오·후아유의 선전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이랜드는 소비 위축과 재고 부담으로 업계 전반이 부진한 가운데도 10·20세대가 선호하는 합리적 가격대와 빠른 상품 회전율로 시장을 파고들었다. 스파오는 빅데이터 기반 기획과 소재 연구·개발(R&D), 생산 주기 단축 등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0% 성장했고,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도 20% 증가했다. 후아유는 곰 캐릭터 '스티브' 리브랜딩과 신규 라인 출시로 화제성을 확보했고, 면세점과 백화점·프리미엄 아울렛까지 판로를 확대한게 주효했다. 스포츠 부문도 뉴발란스와 뉴발란스 키즈가 각각 두 자릿수 성장했다.
패션 외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졌다. 외식 계열사 이랜드이츠는 상반기 매출이 29% 늘며 전 브랜드 흑자를 기록했다. '애슐리퀸즈'를 중심으로 전국 상권을 공략하며 '애세권'(애슐리+역세권) 을 확장했다. 유통 부문 하이퍼사업(킴스클럽·팜앤푸드) 매출도 24% 늘었다. 애슐리퀸즈의 대표 메뉴를 간편식으로 만든 브랜드 '델리 바이 애슐리'가 핵심 역할을 했다.
이랜드는 하반기에도 투자와 사업 재편을 병행해 성장세를 이어간다. 패션부문은 스파오·후아유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면세점·백화점·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을 확대한다.
외식 부문은 애슐리퀸즈 신규 출점과 '델리 바이 애슐리' 상품군을 계절·한식 메뉴로 확장한다. 유통 부문은 9월 이랜드리테일이 이랜드글로벌·이랜드킴스클럽을 흡수합병해 유통·패션·하이퍼마켓을 단일 법인으로 묶어 내실과 효율화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상반기 각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며 "하반기에는 중국·동남아 등 신흥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 글로벌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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