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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가뭄'에 고랭지 배추, 감자 가격 30% 이상 상승..추가 인상 우려

감자 가격 36% 급등.. 고랭지 배추도 작년 이어 '금추'

'강릉 가뭄'에 고랭지 배추, 감자 가격 30% 이상 상승..추가 인상 우려
2일 오전 강원 강릉 왕산면 안반데기에서 배추들이 무더위와 가뭄으로 생육 부진을 겪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강릉 지역 폭염으로 인해 강원도 지역이 주생산지인 고랭지 배추, 감자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강릉을 포함한 강원도 지역은 여름 고랭지 배추 생산량의 약 80~90%, 감자는 30% 이상 생산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유통정보서비스에 따르면 1일 기준 감자 100g 가격은 417원으로 전년 대비 36.27% 올랐다. 감자 가격은 전월과 비교해도 9.16% 오르며 최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8월 들어 감자 도매 가격(20kg 기준)도 전년 대비 30% 이상 오른 상황이다.

강릉을 포함한 강원도 지역은 고랭지 감자의 주요 생산지역이다. 특히 7월과 8월은 감자의 생육에 주요한 시기인데 최근 물이 부족해 지면서 감자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9월 감자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6.5%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감자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강릉 지역은 전국 감자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폭염이 이어지며 여름 고랭지 배추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도 지역은 여름 고랭지 배추 생산량의 약 87%를 담당하고 있다. 1일 기준 배추 1포기 소매 가격은 6669원으로 평년 대비 30~60% 가량 높다. 폭염이나 가뭄이 없던 해의 경우 여름 고랭지 배추 1포기 가격은 4000~5000원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도 올해처럼 폭염이 이어지며 배추 생산량이 감소, '금배추'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배추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형 식품사의 완제품 김치 제품이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김장을 담그는 것과 비교해 가격에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이례적으로 배추 가격이 급등하며 9월 현재 배추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정부가 봄배추 비축 물량을 풀고 지난해의 경우 폭염으로 인한 배추 가격 급등으로 현재 배추 소매 가격은 전년 대비 7~8% 정도 낮다"며 "다만 고랭지 배추 상황이 전년, 예년과 비교해 좋지 않은 것은 맞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랭지 배추 생산 감소에 따른 수급 조절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이번 강릉 가뭄에 따른 추가적인 식탁 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농림부 관계자는 "언론 등에 보도된 대파의 경우 강릉이 주 생산지가 아니라서 큰 영향은 없다"며 "가장 영향이 큰 작물이 고랭지 배추인데 올해는 전년 대비 배추 가격이 안정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뭄이 길어질 경우 추가적인 인상도 우려된다. 농촌경제연구원은 “9월에도 고온으로 인해 배추 작황 부진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