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희망친구기아대책 사회공헌
아동문화정서지원사업 '무지개상자'
지역센터서 음악 캠프·프로그램 운영
악기 지원 넘어 오케스트라 창단까지
누적 후원금 53억 총157회 공연 열어
"함께 연주하며 배려와 협동심 배웠죠"
취미서 재능 찾아 진로 결정한 사연도
지난 1월 23일 서울 영등포구 GS강서N타워에서 진행된 '무지개 오케스트라' 연주회에서 조익현 지휘자(앞줄 오른쪽 세번째)와 단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횡성행복한홈스쿨 아동들이 무지개상자 주요 프로그램인 '행복한 꼬마음악가'에 참여하고 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 제공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문화는 선택이 아닌 '기회'의 문제다. 음악회 한 번, 악기 하나가 아이의 삶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GS리테일의 아동문화정서지원사업인 '무지개상자'는 바로 그 가능성을 20년간 묵묵히 증명해 온 대표적인 사회공헌 모델이다. 18일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GS리테일에 따르면 함께 운영하는 '무지개상자'는 지난 2005년 시작된 이후 20년간 이어지고 있는 장기 문화·정서 지원 사업이다. 단발성 후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예술 교육을 통해 문화 소외 아동들의 정서 안정과 자존감 회복, 나아가 진로 형성까지 연결해 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문화 격차, 곧 성장 격차"…사업 출발점
사업 출범 당시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에 따르면 예술행사 연간 관람률은 전체 평균 4.47회였으나, 월 소득 100만원 이하 저소득층은 0.92회에 불과했다. 저소득층 아동들의 문화활동 참여율은 중산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문화 격차에 따른 정서 불균형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던 시기였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무지개상자'는 단순한 문화 체험을 넘어, 아동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과 재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음악·체육·공연 관람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아이들에게 정서적 울타리이자 성장의 발판 역할을 해왔다.
사업 초기에는 바이올린, 플루트, 오카리나 등 700여점, 약 1억원 상당의 악기를 전달하고 레슨비를 함께 지원해 지속적인 음악 교육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후 2011년 '무지개상자 오케스트라'를 창단하며 사업은 한 단계 도약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정기공연, 연주 집중 캠프, GS리테일 사옥 연주회 등을 통해 무대 경험을 쌓고 협동과 배려, 나눔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웠다. 또 악기 교육 교재 제작·출판, 전문위원 위촉 등을 통해 프로그램의 전문성과 지속성도 강화했다. 특히 올해는 대한민국 대표 클래식 축제인 '평창대관령음악제'에 참여해 작곡가·연주자와 직접 교감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경험하며 예술적 시야를 넓혔다.
'무지개상자' 주요 프로그램에는 △전국 단위 지역아동센터에 클래식 소그룹 음악 레슨비를 제공하는 '행복한 꼬마음악가' △별도 오디션으로 단원을 선발해 연주집중캠프를 진행하고 실력 향상과 다양한 연주 경험을 제공하는 '무지개상자 오케스트라' △음악 전공하는 아동 중 우수 인재 선발해 안정적 진로 활동 지원하는 '무지개상자 드림장학금' 등이 있다.
■ "무지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올해 '무지개상자' 사업은 약 2억원 규모의 예산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국 11개 지역아동센터 소속 아동 172명에게 클래식 악기 및 레슨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별도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23명의 단원이 무지개상자 오케스트라로 활동 중이다. 현재까지 누적 후원금은 약 53억3000만원에 달한다. 오케스트라 누적 단원 117명은 총 157회의 공연에 참여했고 '행복한 꼬마음악가' 프로그램에는 누적 744개소 지역아동센터가 함께 했다. 무지개상자를 통해 성장한 졸업생들의 이야기는 사업의 가치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준다. 2002년생 장 모씨는 초등학교 3학년 당시 '무지개상자'와 인연을 맺어 현재 상명대 음악대학에 재학 중이다.
장씨는 "바이올린을 좋아해 취미로 배우던 아이였지만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전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었다"며 "연주와 캠프를 통해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듣고 맞춰가는 법, 배려와 협동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전공을 고민하던 중요한 시기에 '무지개상자'가 확신을 줬고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20년의 동행, 앞으로도 이어갈 '귀중한 꿈'
'무지개상자' 오케스트라는 내년 1월 20일 오후 12시30분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 메인 로비에서 연주회를 개최한다. 약 30명의 단원이 무대에 오르는데 GS리테일 임직원은 물론, 오픈된 공간을 찾는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향후 '무지개상자'는 기존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뿐 아니라, 아동양육시설 및 아동공동생활가정의 생활 아동까지 모집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평창대관령음악제 등 장기적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예술적 경험을 넓히고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접근성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곽창헌 GS리테일 지속가능경영부문장은 "앞으로도 소외계층 대상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교육까지 폭넓게 지원하겠다"며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건강한 정서를 형성하고,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활용해 사회에 다시 환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욱 희망친구 기아대책 ESG본부장도 "'무지개상자' 사업은 아이들이 예술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라며 "GS리테일과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함께할 수 있었던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아동들에게 지속적인 정서적 지지와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20년간 이어진 '무지개상자'의 작은 선율은 이제 수많은 아이들의 삶 속에서 큰 화음이 되고 있다. '무지개상자'가 만들어온 변화는 문화의 힘과 지속 가능한 나눔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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