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매매가격지수 6주 연속 상승세
전월세는 서울보다 가파르게 상승 중
"내년 선거와 공급 부족 겹쳐 오를 듯"
세종시 원수산에서 내려다 본 정부세종청사를 배경으로 한 행복도시 세종시 전경.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정치권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다시 띄우기 시작하며 세종시 집값이 주목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치적 이슈에 따라 집값이 움직이고 있고, 공급이 부족해 장기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전망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종의 주택종합 매매가는 0.11%로 전월 0.02%에서 상승 폭을 키웠다. 주간 단위 조사에서도 이달 15일 기준 0.02%를 기록하며, 지난 11월 10일 0.02% 상승한 이후 6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세종은 전세 시장에서 특히 강세를 보였다. 주택종합 전세가격지수는 1.45% 상승하며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아파트 전세 가격도 1.64% 오르며 상승 폭이 확대됐다. 실제로 세종 나성동 나릿재마을 1단지 전용 99㎡는 17일 4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며 지난해 11월 25일 임대차 계약(3억7000만원) 대비 1억1000만원이 올랐다. 주택종합 월세가격도 0.66%로 서울(0.52%)을 훌쩍 넘었다.
이같은 수치는 KB부동산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KB부동산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세종의 전셋값은 4.66% 올랐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로, 서울(1.65%)보다 상승 폭이 큰 것이다.
세종 집값은 행정수도 이전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들썩이다가 관망세로 돌아서기를 반복해왔다. 행정수도 이전이 추진되던 2020년에는 부동산원 매매가격지수가 누적 42.37% 상승하며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지난 4월 대선 국면에 들어서자 대통령 집무실 세종 이전 등 '천도론'이 떠오르며 4월 넷째주 기준 0.49% 상승해 4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천도론이 물밑으로 가라앉으면 하락 또는 보합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2022년에는 매매가격지수가 누적 -16.74% 폭락했으며, 지난 7월에도 대선이 끝난 뒤 이슈가 사그라들자 보합 전환된 바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세종 대통령 진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서두를 것을 주문한데다, 여야가 행정수도 이전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공동 발의하며 행정도시 이전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법무부·성평등가족부 등의 세종 이전도 논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발 기대 심리와 함께 공급 부족 문제가 겹쳐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세종은 내년 입주가 하나도 없어서 공급 부족에 따른 전세 가격 입박이 있을 것이고, 전세 가격이 오르게 되면 매매가를 견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고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데, 지난 몇년간 가격 조정이 됐다보니 기저효과도 작용할 수 있어 올해보다는 내년에 매매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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