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끝) 에코프로
유럽 규제 시행 앞두고 준공 완료
연간 전기차 60만대분 생산 가능
독일 사무소, 법인 승격 추진중
해외거점 기반 ‘가격 경쟁력’ 향상
에코프로가 헝가리 데브레첸에 첫 해외 양극재 공장을 준공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유럽연합(EU) 규제 시행을 앞두고 현지 생산 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신규 고객 확보에 뛰어든 것이다. 이에 더해 인도네시아와 캐나다로 이어지는 글로벌 공급망 구축으로 원가 경쟁력까지 강화해 에코프로 '4극 체제(오창·포항·헝가리·북미)'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헝가리 공장 준공, 유럽 규제 대응"
23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지난 11월 28일 헝가리 데브레첸에 양극재 공장을 준공했다. 약 44만㎡(13만3000평) 규모인 이번 공장에는 양극재 생산을 담당하는 에코프로비엠과 리튬 가공을 맡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공업용 산소를 생산하는 에코프로에이피이가 함께 입주했다. 국내 양극재 회사중 유럽 현지 생산기지를 마련한건 에코프로가 첫 사례로, 이번 공장 증설로 인해 양극재는 연간 5만4000t가량 생산될 전망이다. 전기차 약 60만대분에 해당하는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양극소재 경쟁력은 셀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궁극적으로 전기차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한다"며 "에코프로의 헝가리 공장 준공은 K배터리 밸류체인을 유럽으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특히 이번 헝가리 공장은 EU의 핵심원자재법(CRMA)과 영국-유럽 무역협정(TCA)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준공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두 제도 모두 현지 부품 비중을 확대할수록 무관세 혜택이 강화되는 구조인 만큼, 유럽 현지 생산기지를 갖춘 에코프로가 신규 고객 확보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에코프로는 주요 공정 대부분을 자동화하는 등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으로 헝가리 공장의 가격 경쟁력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헝가리 현지에 삼성SDI, SK온, CATL 등 글로벌 셀 메이커들과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기지가 위치해 있어 육로를 통한 제품 공급이 용이하며 물류비 절감과 이를 통한 양극재 판매 가격 추가 조정도 가능하다는 것이 에코프로의 설명이다.
■4극 체제 윤곽… "경쟁력 극대화"
에코프로는 헝가리 공장 준공에 맞춰 유럽 내 판매 법인 설립도 추진 중이다. 기존 독일 사무소를 법인으로 승격해 시장 수요 분석, 고객 네트워크 확장, 기술 영업 등을 강화한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헝가리 공장의 강점을 유럽 내 셀 메이커들과 자동차 완성차 업체(OEM)들에게 어필하고 고객 다변화와 유럽 시장에서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연내 유럽 법인 설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는 이번 헝가리 공장 준공을 기점으로 해외 거점을 본격 확대한다. 충북 오창, 경북 포항, 헝가리 데브레첸까지 대규모 양극재 생산기지를 확보하며 그룹의 양극재 연 생산능력(Capa)를 약 30만t 규모로 끌어올린 가운데, 글로벌 생산 기지의 경쟁력을 더 키우겠다는 의지다.
우선 인도네시아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원료를 수급하고 오창, 포항, 데브레첸 등 생산기지에서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을 갖춘 양극재를 생산하는 '인니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 2022년부터 인도네시아 모로왈리 산업단지(IMIP)에 위치한 제련소 4곳의 지분을 인수하며 1단계 투자를 마무리했다. 이후 4곳의 지분 투자를 진행해 연 2만8500t 규모의 니켈 중간재(MHP)를 저렴하게 확보하였으며 현재 인터내셔널 그린 산업단지(IGIP)에서 2단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이를 통해 양극재를 제조할 경우 기존 대비 약 20~30%가량 가격이 낮은 제품을 양산,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캐나다 퀘벡 공장 건설을 추진 중에 있다.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에코프로비엠이 개발하는 다양한 양극재 포트폴리오의 제품 및 가격경쟁력을 국내외 법인의 유기적인 사업 연계 시너지를 통해 끌어올려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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