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

식품업계도 '고환율 직격탄'…3분기 외환손실 521억 늘어

국내 주요 7개업체 분석
작년보다 환율 6.3% 오른 영향
원자재수입·해외증설 비용 급증

식품업계도 '고환율 직격탄'…3분기 외환손실 521억 늘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를 돌파하며 외환위기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내수 비중이 큰 식품기업들이 고환율 쇼크를 겪고 있다. 고환율로 원자재 수입가격이 오르고 해외 공장 건설 등에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국내 7대 식품기업의 3·4분기 외환손익(외환차손익, 외화환산손익 합산)만 5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이 3·4분기보다 80원 이상 오른 4·4분기의 외화 관련 손실액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식품기업 7곳의 올 3·4분기 외환 관련 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521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3·4분기 원·달러 기말환율은 1319원이었으나 올해 3·4분기 기말환율은 이보다 83원(6.3%) 오른 1402원을 기록, 식품기업들의 환율 부담이 악화된 것이다.

기업별 외환손익을 살펴보면 CJ제일제당이 지난해 3·4분기 268억원 이익에서 올해 동기에는 116억원 감소한 152억원에 그쳤다. 대상은 같은 기간 134억원 이익에서 137억원 감소하며 3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롯데웰푸드도 3억원 이익에서 84억원 감소한 81억원 손실, 오뚜기는 85억원 이익에서 160억원 감소한 75억원 손실, 오리온은 50억원 이익에서 67억원 감소한 17억원 손실로 집계됐다. 그나마 롯데칠성은 지난해 47억원 손실에서 올해 28억원 손실로 손실 폭을 줄였으며, 농심은 11억원 손실에서 13억원 이익으로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이점이 있지만, 원자재 수입가격이 상승하는 단점도 있다. 최근 K푸드 인기에 따라 식품기업들의 수출이 늘고 고환율로 인한 수출마진도 개선됐지만 설탕·밀·팜유·카카오 등 원자재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구조 탓에 원가 부담이 더 큰 실정이다. 최근 해외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는 CJ제일제당(헝가리, 미국), 롯데웰푸드(인도), 삼양식품(중국) 등 국내 식품기업들의 해외 공장 증설비용도 고환율 리스크를 겪고 있다.

문제는 4·4분기다. 원화 약세 속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4원을 돌파하며 3·4분기 기말환율(1402원)보다 82원(5.8%) 급등했다.
외환위기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내수 비중이 높은 식품기업들로서는 고환율이 4·4분기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대상웰라이프는 원·달러 환율 5% 상승 시 세전이익이 51억원 감소하고, 롯데웰푸드는 환율 10% 상승 시 세전이익이 35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강명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