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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國力 쏟아야

[포럼]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國力 쏟아야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2025년 10월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개최되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잠수함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도 원자력잠수함을 보유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트럼트 대통령은 즉각적으로 한국의 원자력잠수함 보유를 승인했다. 한국은 그동안 핵잠수함을 보유하는 데 필요한 20% 정도의 농축 우라늄을 자체 생산하게 해달라고 요청해 왔다. 그러나 미국은 지속적으로 거절했다. 이유는 세계적인 핵확산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속마음은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본은 현재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를 이미 보유한 상태다.

필자는 일본의 원심 분리기 시설에 홀로 가본 적이 있다. 함부로 보여주지 않는 시설이기에 몇 년에 걸쳐 요청한 끝에 그 노력이 받아들여져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곳에서 일본이 쓰고 있는 원자력발전에 필요한 3~5% 농축 우라늄을 전량 생산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일본은 15% 정도만 생산하고 나머지는 프랑스와 러시아로부터 수입해 쓴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원심분리기의 높이만 높이면 얼마든지 우라늄 핵폭탄의 연료가 되는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이 가능하며, 그렇지만 일본은 원칙적으로 핵무기용 고농축 우라늄은 절대 생산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2025년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일본이 핵잠수함을 갖게 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우리나라는 갖지 못한 원심분리기를 보유한 일본은 이다음 우라늄 핵폭탄을 갖겠다는 선언만 남았을 뿐이다.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일반 잠수함은 물속에서 작전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2주일도 못 견디고 수면으로 떠올라 디젤연료를 태워 전기를 발생시켜 잠수함 내 배터리를 충전해야 하는데, 물 위로 떠오를 때 공격받기 쉬운 약점이 있다. 그런데 원자력잠수함은 소형 원자로를 잠수함 내부에 장착하기 때문에 전기를 스스로 생산해 물 위로 떠오를 필요 없이 몇 개월, 심지어는 1년 이상도 물속에서 작전할 수 있다. 문제는 승무원이 햇빛을 못 보고 살기 때문에 폐쇄적 생활로 인한 정신적 질환이 생길 수 있어 통상적으로 2개월이 넘으면 몰래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이 상식적 운항 현실이다.

아직은 계획에 불과하지만 5000t 규모의 원자력잠수함 4척을 건조하겠다는 것인데, 한국의 군사안보 역사에 크나큰 획을 그은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원자력잠수함은 물속에 1년도 숨어 있을 수 있어 가공할 무기체계인데, 이제 한국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원자력잠수함 보유로 한국의 자주국방에 두 가지 숙제였던 미사일 사정거리 제한 해제와 원자력잠수함 보유라는 국가안보의 목표가 해결되었다.
원자력잠수함을 보유하게 되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되었지만 미국의 적극적인 협력만 있으면 기술적으로는 10년보다 가까운 시간 내에 보유가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한국이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는 것은 국가안보에 획기적인 일이나, 일본처럼 20%에서 90%에 이르는 농축 우라늄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원심분리기 보유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되려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국력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