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기후부에 정책과제 제출
中企 등으로 대상 범위 확대 건의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국내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100% 전환(RE100) 참여를 가로막는 제도적 장벽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개선 과제 20건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한경협은 20일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RE100 활성화 정책과제'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건의안은 '재생에너지 수요 촉진'과 '공급 확대'를 두 축으로 구성해 기업들이 글로벌 탈탄소 규범을 따르면서도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협회는 정부가 지난해 RE100 산업단지 조성계획과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 개선은 물론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을 완화하는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제 비영리단체 탄소공개정보프로젝트(CDP)와 클라이밋그룹이 최근 발표한 'RE100 2024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재생에너지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70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20개사)의 3.5배에 달하며 지난 2022년(39개사) 대비 약 80%나 급증한 수치다.
특히 조달 애로 요인 가운데 '높은 비용 부담'이 가장 큰 장애물로 꼽혔다. 현재 기업이 전력구매계약(PPA)를 통해 발전사로부터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매할 경우, 송배전망 이용료와 전력산업기반기금 등 부대비용이 발전단가의 18~27% 수준까지 부과되고 있다.
협회는 이러한 비용 구조가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을 가로막고 있다고 보고 △전력산업기반기금 면제 △무역보험료 인하 등 한시적 인센티브를 제공해 국내 재생에너지 경쟁력이 주요국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기업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발전소와 다수의 전기사용자가 연계할 수 있는 'N대 N 방식'의 다자간 PPA 계약 도입도 건의안에 포함됐다. 기존 제도에서는 일대일 또는 일대다(多) 계약만 허용돼 중소기업이나 소형 발전사업자가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한경협은 중소기업의 탄소감축 참여 확대를 위해 계약 구조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 중계기, 건설현장 등 소규모 수요처는 사실상 제도를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용량 전기사용자까지도 PPA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글로벌 투자기관이 기업의 탄소배출 저감 노력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는 추세"라며 "국내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인 RE100 이행이 가능하도록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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