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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통' 김선호 “나는 F, 고윤정은 T…대본 바꿔 읽었죠”[인터뷰]

'이사통' 김선호 “나는 F, 고윤정은 T…대본 바꿔 읽었죠”[인터뷰]
김선호. 넷플릭스 제공

'이사통' 김선호 “나는 F, 고윤정은 T…대본 바꿔 읽었죠”[인터뷰]
넷플릭스 '이 사랑 통역이 되나요' 보도스틸

'이사통' 김선호 “나는 F, 고윤정은 T…대본 바꿔 읽었죠”[인터뷰]
넷플릭스 '이 사랑 통역이 되나요' 보도스틸

[파이낸셜뉴스] 배우 김선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 사랑, 통역되나요?' 촬영 과정에서 상대 배우 고윤정과의 성향 차이를 연기에 적극 활용한 비화를 공개했다. 김선호는 실제 성격은 감정형(F)이지만, 자신이 연기한 통역사 주호진은 사고형(T)에 가까운 인물이라며 “그 간극을 이해하기 위해 T인 고윤정과 대본을 바꿔 읽었다”고 밝혔다.

김선호는 2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대본을 보면서 ‘이 상황에서 이런 말을 이렇게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며 “몸에 잘 안 붙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서 ‘역할을 바꿔서 읽어볼까?’라고 제안했다. 그 이후 현장에서 수시로 서로 역할을 바꿔가며 대사를 읽었다”고 전했다.

이 과정은 캐릭터를 이해하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 그는 “T 성향의 사람은 의도가 아니라 ‘팩트’를 먼저 보고, 상처가 생기면 그다음에 사과하면 된다고 생각하더라”며 “나는 ‘이 말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지 않을까’를 먼저 고민하는데, 호진은 그렇지 않더라”며 돌이켰다.

3대륙 4개국 로케이션 로맨틱 코미디물

‘이 사랑, 통역되나요’는 서로 다른 언어를 연결하는 통역사 주호진과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 차무희가 만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각자의 방식으로 ‘번역’해 나가는 로맨틱 코미디다. 드라마 ‘환혼’, ‘호텔 델루나’의 홍자매 작가와 ‘붉은 단심’의 유영은 감독이 의기투합한 시리즈로, 한국을 비롯해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등 3대륙 4개국을 무대로 한 글로벌 로케이션을 통해 각국의 아름다운 풍경과 분위기를 담아냈다. 여기에 '비주얼 커플' 고윤정, 김선호의 멜로 연기가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김선호가 연기한 주호진은 6개국에 능한 ‘통역사’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 표현에는 서툰 인물이다. 감정이 앞서는 부모와 이복형과 대비되는 인물이자, 어릴 적 큰 상처가 있는 결핍의 여주인공 차무희와도 다른 성격이다.

그는 “호진은 상처받지 않기 위해 감정을 정리하고 눌러두는 쪽을 선택한 사람”이라며 “표현하지 않는 것이 이 인물의 방어기제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지점부터 이 사람이 차무희에게 흔들리고 마음을 드러내야 하는지를 감독, 작가와 계속 조율했다”고 덧붙였다.

'갯마을 차차차'이후 4년만의 본격 멜로물

이 작품은 ‘갯마을 차차차’이후 사생활 리스크를 켞었던 김선호의 멜로드라마 복귀작으로도 화제가 됐다. 그 사이 ‘귀공자’ ‘폭군’ 등 액션물을 선보였으며,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극중 아이유의 남편 역할로 큰 사랑을 받았다.

김선호는 ‘이 사랑, 통역되나요?’를 출연한 결정적 계기로 “사람은 각자의 언어가 있다”는 극속 한 문장을 꼽았다.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사랑이 아니어도 우리가 살아가며 얼마나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고 행동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외국어 대사를 외우는 데만 4개월을 썼다. 그는 “가장 부담이 컸던 건 일본어였다”며 “일본어는 워낙 능숙한 사람들이 많아 발음이 조금만 어긋나도 바로 드러날 것 같아 수시로 선생님께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탈리아어에 대해서는 “말의 템포가 빠르고 에너지가 넘쳐 연기하는 데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언어가 바뀌어도 주호진이라는 인물의 목소리는 유지돼야 했다”며 “한 사람이 너무 다양한 소리를 내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각 언어의 리듬과 인물의 톤을 맞추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오로라 본 게 정말 잊히지 않아요"

해외 로케이션 촬영 중 가장 인상 깊은 순간으로는 캐나다에서 오로라를 마주했던 일을 떠올렸다.

그는 “시차 적응을 못 해 촬영을 마치고 차로 이동하던 중 잠이 들었는데, 고윤정 배우가 깨워서 창밖을 보라고 했다”며 “그때 오로라가 펼쳐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마주한 풍경이라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고 전했다.

기억에 남는 멜로 장면으로는 세 가지를 꼽았다. 일본에서 호진과 무희가 기차 선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서 있는 장면, 캐나다에서 새벽시장을 함께 걷는 장면, 그리고 눈이 내리는 날 계단을 오르는 장면이다.

김선호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스태프들이 직접 만든 눈을 뿌렸는데, 화면으로 보니 이탈리아의 풍경이 정말 아름답게 담겼더라”며 “현장에서 함께 감탄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를 묻자 그는 사랑에 한정하지 않고 소통을 키워드로 한 답변을 내놨다.

김선호는 “사람마다 사랑을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언어가 다르다는 걸 이 작품을 통해 다시 느꼈다”며 “시청자들도 ‘저 사람은 저런 언어를 쓰는 사람이구나’ 하고 한 번쯤 이해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사통' 김선호 “나는 F, 고윤정은 T…대본 바꿔 읽었죠”[인터뷰]
김선호. 넷플릭스 제공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