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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들 매도할 결심"...강남발 매물증가 강북까지

李 발언 후 서울 25곳 중 21곳 매물 늘어
정부 다주택 압박 속 처분 결심
'강북 온기' 기대하는 1주택자들도 매물 내놔
1억원↓...호가 내린 강북 매물은 대부분 대형
실거주 최대 2년 유예...'세 낀 매물'까지 추가된다

"다주택자들 매도할 결심"...강남발 매물증가 강북까지
이재명 대통령의 연이은 고강도 부동산 메시지에 서울 강남3구 등에서 급매물이 늘어난 지난 5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양도소득세 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말부터 강남권에서 나타난 매물 증가 흐름이 최근 강북 지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확정되면서 다주택자뿐 아니라, 거래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일부 1주택자들까지 매도에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실거주 의무가 최대 2년까지 유예되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거래가 막혀 있던 매물 상당수가 다시 시장에 나올 수 있게 돼, 당분간 매물 출회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매물 증가 자치구 5곳→14곳
10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연초 대비 매물이 증가한 서울 자치구는 송파·광진·성동·서초·강남·용산·마포·중구·동작·강동·관악·종로·도봉·중랑구 등 14곳으로 집계됐다. 이달 2일까지만 해도 매물이 늘어난 자치구는 5곳에 불과했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증가 지역이 서울 전역으로 확대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한 1월 23일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매물이 감소한 자치구는 4곳에 그쳤다. 매물이 증가한 21곳 가운데 △송파(20.5%) △성동(20.5%) △광진(13.8%) △서초(12.3%) △마포(11.5%) 등 한강벨트 지역의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다만 최근에는 도봉구(3.1%), 중랑구(2.9%), 서대문·노원구(각 2.2%), 은평구(1.3%) 등 외곽 지역으로도 매물 증가세가 번지는 양상이다.

매물 부담이 커지면서 최근 2주 사이 일부 단지에서는 하락 거래도 포착되고 있다. 특히 지난 1~2년간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록했던 강남권에서 조정 거래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 서초구 서초동아타워 178㎡는 최고가 13억원(2025년 3월) 대비 5억2000만원 낮은 1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송파파인타운8단지 59㎡ 역시 지난달 31일 13억7250만원에 거래돼, 직전 최고가였던 지난해 12월(16억8000만원)보다 약 3억1000만원 낮았다. 강남구 디에이치 자이 개포 84㎡도 층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말 거래가(39억원) 대비 1억5000만원 낮은 37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다만 이를 급격한 가격 하락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가격이 크게 오른 단지일수록 매도자들이 일부 조정을 감수하고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미 누적 상승폭이 큰 만큼 2~3억원 낮춘 거래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북, 회전율 낮은 대형 평형부터 조정
강북 지역은 강남권과 달리 수억원씩 호가를 낮춘 사례는 드물다. 대신 거래 회전율과 환급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강북구 미아동 삼각산아이원 114㎡ 급매 물건은 1월 10일 8억원에서 같은 달 26일 7억8000만원으로 내려왔다. 최근 실거래가(8억5000만원·1월 7일)보다 7000만원 낮은 수준이다. 같은 단지 내 84㎡ 매물이 여전히 8억원 이상에 나와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형 평형부터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도봉구 북한산아이파크 134㎡도 14억3000만원에서 13억3000만원으로 사흘 만에 1억원 낮아졌고, 강북 미아 두산위브트레지움 114㎡ 역시 11억5000만원에서 11억원으로 호가를 조정했다.

한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관련해 계약 이후 잔금 및 등기까지 4~6개월의 유예 기간을 두겠다고 밝혔다. 세입자가 있는 경우에는 실거주 의무를 최대 2년까지 유예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임대차 만기가 남은 이른바 '세 낀 매물' 출회가 가능해지면서 거래 가능한 매물의 저변이 넓어졌다"며 "장기임대사업자 자동말소 물량, 갭 투자자들의 세낀매물 등 서울 중하위 지역 매물 역시 어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