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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 'AI+로봇' 자동화 마침표…인간 없는 '다크 팩토리' 눈앞

車업계 'AI+로봇' 자동화 마침표…인간 없는 '다크 팩토리' 눈앞
현대자동차그룹 로봇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카메라를 통해 부품을 정확히 인식하고 분류하는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4.11.5 ⓒ 뉴스1


車업계 'AI+로봇' 자동화 마침표…인간 없는 '다크 팩토리' 눈앞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지난해 3월 준공한 자동차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에서 로봇팔이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의 차체를 만들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 ⓒ 뉴스1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피지컬 인공지능(AI)으로 차량 생산 자동화에 마침표를 찍는다. 물리적 하드웨어가 AI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인간의 정교한 손기술과 고도의 판단력을 요구했던 공정마저 로봇이 도맡아서 할 수 있게 되면서다. 어두컴컴한 상태에서 인간 없이 로봇에 의해 24시간 풀 가동되는 이른바 '다크 팩토리'가 머지않아 완성차 생산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유압식 로봇팔, 차체·차대 완성…엔진 조립도 휴머노이드 로봇 몫으로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생산 공정은 크게 △프레스(철판 재단) △차체(골격 형성) △도장(색 입히기) △조립(엔진 장착) △테스트(출고) 등의 순서로 구성된다. 이 중 프레스와 차체, 도장에선 일찌감치 성인 남성보다 큰 로봇팔을 활용해 차체와 차대를 만들었다. 1960년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자동차 생산 라인에 최초의 산업용 로봇팔 '유니메이트'를 도입한 이후 다른 완성차 기업들도 앞다퉈 로봇팔을 들이면서 20세기 후반 지금과 같은 차량 생산 라인이 구축됐다.

금형 기계가 재단한 철판을 용접해 차체와 차대를 만들고, 여기에 색을 입히는 건 유압식 로봇팔의 몫이 됐지만, 차대에 엔진과 변속기를 넣고 볼트와 너트를 조이는 건 여전히 숙련된 작업자들의 손기술이 필요했다. 완성된 차량의 규격을 확인하고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도 고도의 판단을 해야 하는 만큼 사람이 직접 진행했다. 각 공정에 쓰일 부품을 운반하는 것도 지게차 운전자가 수행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간의 손과 머리를 일부나마 필요로 했던 '조립'과 '테스트' 공정, 부품 운반 작업도 각종 로봇과 기계로 대체되고 있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AI 모델이 로봇과 기계에 이식되자 단순 반복 작업 외에 스스로 판단하는 정교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다. 여기에 더해 인간의 형상을 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의 관절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 부품의 발전으로 보다 정교한 동작이 가능해지면서 로봇팔만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인간 작업자의 미세한 손동작까지 맡을 수 있게 됐다.

현대차·테슬라·샤오미, 다크 팩토리 앞장…"원가 절감하며 무결점 생산 구축"

현재 다크 팩토리 구현에 가장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들은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테슬라, 중국 샤오미 3곳이다. 이들은 생산 공정 전반에 대거 로봇팔을 도입한 것은 물론 인간 작업자가 다뤘던 공정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또한 공정 간 부품을 나르는 물류 시스템은 사람이 운전하는 지게차 대신 이미 자동운반차량(AGV)과 컨베이어벨트 대차에 의존하고 있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준공한 미국 조지아주(州) 신공장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 950여대의 로봇팔과 AI 통제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프레스·차체·도장 공정의 자동화율을 100%로 만들었고, 마지막 조립 공정의 자동화율도 40%까지 끌어올렸다. 2028년부터는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부품 분류 작업에, 2030년부터는 조립 공정에 본격 투입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 공정 자동화율도 100%에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미국 텍사스주(州) 오스틴공장에 투입했다. 현재 옵티머스에 배터리 셀 분류, 부품 이송, 조립 등의 작업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2030년까지 조립 라인 혁신과 AI를 통한 공정 제어로 인간 없는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샤오미는 2023년 준공된 중국 베이징 공장에서 400대 이상의 로봇팔과 AI로 전기차 'SU7'을 불을 끈 상태로 76초마다 1대씩 생산하고 있다.
전체 공정의 자동화율은 91%, 핵심 공정의 경우 100%를 자랑한다.

완성차 기업들이 자동화에 앞장서는 이유는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품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는 "AI 에이전트(대리인)끼리 상호 협력하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형태로 공장이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라면 수 분이 걸렸던 의사결정도 AI는 수 초 만에, 무결점으로 끝낼 수 있다"며 "과거에는 원가의 상당 부분이 인건비였다면, 미래에는 AI·로봇 구독료 정도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