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

[차관 칼럼] '중동 파고' 맞서는 방파제

[차관 칼럼] '중동 파고' 맞서는 방파제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
2026년 2월 28일, 중동의 불길이 세계 경제를 다시 거대한 불확실성에 빠뜨렸다. 전 세계 석유의 절반이 매장된 중동은 '에너지의 심장'이다. 이곳의 군사충돌은 우리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동맥'인 호르무즈해협의 통항 위기로 이어지며 우리 경제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원유 도입량의 60% 이상을 이 해협에 의존하는 우리에게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의 에너지 위기와 요소수 사태를 정부·기업·소비자들이 한 몸처럼 움직이면서 대응해본 경험이 있다. 그간 원유 도입선을 넓히고 국가 석유비축을 확대하는 한편 '공급망 3법'이라는 제도적 기반도 튼튼히 구축했다.

에너지 위기는 민생과 산업에 즉각 영향을 미치기에 무엇보다 '속도'가 중요하다. 산업통상부는 상황 발생 즉시 매뉴얼에 따라 '긴급대책반'을 가동했고, 장관이 직접 수급 현황을 점검해 단기적인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지난 3일에는 '긴급대책반'을 '중동상황 대응본부'로 격상해 종합적인 대응력을 높였다. 현재 수급 조치는 차질 없이 진행 중이며,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기 위해 지난 5일 '관심' 단계의 위기경보를 발령했다.

이러한 즉각적인 대응을 바탕으로 이제 정부는 우리 경제의 든든한 '방파제'가 되어 세 가지 측면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먼저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다. 석유는 국민의 지갑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 편승해 물가 안정을 저해하는 부당 상행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짜 석유나 정량 미달 등 불법 유통을 철저히 단속하고, 최고가격제도를 도입해 생활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내겠다. 정유업계도 국제유가 상승 부담이 소비자에게 일방적이고 과도하게 전가되지 않도록 공정한 석유가격 책정을 당부드린다.

또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다. '공급망 안정화 기금'으로 제3국 원유 도입을 지원하고 비축유 방출계획도 면밀히 준비하고 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협력으로 해협 밖 원유를 도입하게 된 것은 가뭄의 단비와 같은 성과다. 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 원료 '나프타'의 수급 차질에도 대비해 국내 생산물량을 공정에 우선 투입하고, 비중동권 대체공급망 확보를 적극 지원하여 주력 산업의 소재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끝으로 중동 수출 중소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현재 중동 수출기업 중 80%가 중소기업인 만큼 밀착 지원이 시급하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80억원 규모의 '수출바우처'를 긴급 편성, 물류비 상승과 마케팅 차질에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무역보험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수출대금 결제 지연 등으로 인한 자금난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방침이다.


우리 경제는 수많은 자원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며 더 단단해져 왔다. 이번 중동발 파고 역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시험하는 고비가 되겠지만 정부는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방파제 역할을 다할 것이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가장 낮은 곳에서 촘촘히 살피고, 국가경제를 지키는 일에는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하게 결단할 것을 약속드린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