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등 참여연대 회원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6.2.1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농산물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6.3.12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당정이 추진 중인 대형마트 새벽배송 논의가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신선식품 제외 방안이나 상생 기금 조성이 거론됐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커 사실상 논의가 흐지부지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대안으로 인근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공동 마케팅에 나서거나 주차 공간 공유 등을 제안한다. 대형마트와 소상공인의 협력 관계 구축에 힘을 모을 수 있다는 구상이다.
상생 기금·신선식품 제외 '현실성 부족' 지적…"경쟁이 아닌 보완 관계"13일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의 전제조건으로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소상공인 지원책이 담긴 상생안을 마련하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대형마트의 영업이익 증가분 일부를 재원 삼아 상생기금을 조성하는 안이다.
소상공인 단체는 상생 기금 조성안에 반대하고 있다.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만큼 기금 조성보다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다. 대형마트 업계도 새벽배송 사업의 수익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금 출연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신선식품 제외 방안'도 거론됐다. 하지만 대형마트 매출 중 비중이 가장 큰 신선식품을 제외할 경우 대형마트들이 사업성이 떨어지는 '반쪽 새벽배송'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경쟁 관계라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대형마트가 쉬는 날 오히려 전통시장의 매출도 감소하고 대신 온라인 쇼핑이 늘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지난해 4월 한국경제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농촌진흥청 소비자패널 자료 기준 2022년 소비자 구매 데이터 분석 결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일요일) 전통시장의 평균 식료품 구매액은 610만 원으로 대형마트가 영업하는 일요일의 630만 원보다 오히려 낮았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전통시장 식료품 평균 구매액은 55% 감소한 반면, 온라인몰 구매액은 20배 이상 증가했다. 한경연은 대형마트가 골목상권과 보완 관계에 있다며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정책 재설계를 주문했다.
전통시장-대형마트 협력할 수 있을까…경쟁력 제고·공동 마케팅 등업계에서는 상생안 중 하나로는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의 상품 중 경쟁력 있는 상품들을 대형마트에 입점하는 방안이 언급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MD 전문 역량을 활용해 전통시장에서 잠재력 있는 상품을 발굴할 수 있다"며 "포장이나 품질 개선 등 컨설팅을 거쳐 대형마트에 입점하는 방안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전단에 지역 전통시장 상품을 같이 소개하거나, 지자체 지원을 통해 대형마트 이용 시 전통시장 바우처를 제공하는 일종의 공동 마케팅도 아이디어로 거론된다.
지역에 따라서는 대형마트의 주차장을 인근 전통시장과 공유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전통시장 상인들이 대형마트의 주차 공간을 저렴하게 이용하고 장기적으로 물류 협력을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집에 있던 소비자들을 길거리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동기 요인"이라며 "지역에 있던 대형마트 매장 하나가 폐점하면 주변 전통시장 매출도 같이 감소하는데 동시 소비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상생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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