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는 자존심 상해"… 대놓고 상위권 자신한 '80억 이적생'
"저연차 때의 나보다 낫지만, 너무 착한 게 단점"… 후배들 향한 뼈있는 조언
WBC 자책하는 친한 후배 김도영까지 챙기는 베테랑의 여유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 무조건 우승"
두산베어스 박찬호가 지난 8일 스프링캠프를 모두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사진=전상일 기자
【인천=전상일 기자】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포문을 연 '80억원의 사나이' 두산 베어스 박찬호가 이적 후 첫 스프링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새 시즌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15일 시범경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김태훈을 상대로 3점 홈런포까지 터뜨리며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한 그는 올 시즌 두산의 비상을 확신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10시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귀국 현장에서 만난 박찬호는 이적 후 첫 캠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늘 하던 대로 재미있게 잘하고 왔다"며 특유의 쾌활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개인적인 시즌 준비 역시 현재까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몸 상태에 대한 강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새 소속팀 두산의 전력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다.
두산베어스 박찬호가 지난 8일 스프링캠프를 모두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사진=전상일 기자
올 시즌 두산을 다크호스로 꼽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많다는 말에 박찬호는 "다크호스라는 표현은 사실 자존심이 상한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두산은 다크호스가 아니라 대놓고 상위권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며 "부상이라는 변수만 줄인다면 대놓고 강팀"이라고 힘줘 말했다. 두산 베어스가 본래 가지고 있는 저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두산이 박찬호에게 4년 총액 8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한 이유는 명확하다. 리그 최고 수준의 유격수 수비력을 바탕으로 안재석, 오명진, 박준순 등 젊은 내야진의 중심을 잡아달라는 기대다.
실제로 박찬호는 비시즌부터 사비로 두산과 전 소속팀 KIA 후배들을 이끌고 일본 오키나와에 미니 캠프를 차리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구단이 자신에게 투자한 금액에는 그라운드 밖에서 후배들을 챙기는 몫까지 포함된 것이라며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낸 바 있다.
시범경기 첫 홈런을 터트린 박찬호. 연합뉴스
몸을 풀고 있는 박찬호. 연합뉴스
캠프에서 직접 호흡을 맞춘 두산의 젊은 내야수들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밖에서 보던 것보다 안에서 직접 보니 훨씬 낫다"고 운을 뗀 박찬호는 "후배들이 자신의 저연차 시절보다 훨씬 야구를 잘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베테랑으로서의 뼈 있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후배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진지하지만 다들 너무 착한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승부의 세계에서는 조금 더 독해질 필요가 있다는 애정 어린 쓴소리로, 두산의 상징인 '허슬두' 정신을 후배들이 더욱 강하게 품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여전히 따뜻하고 유쾌한 선배의 모습이었다. 최근 막을 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맹활약하고도 대만전 패배에 자책하던 친한 국가대표 후배인 김도영에게는 무거운 야구 이야기 대신 엽기 사진을 보내며 "넌 할만큼 했으니 기분을 풀어라"고 위로했다며 베테랑다운 여유를 보였다.
두산 내야수 박찬호(가운데)가 후배들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에 미니 훈련 캠프를 차렸다. 두산베어스 제공
또 미니 캠프를 함께했던 KIA 후배 박정우에 대해서는 "자꾸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서서히 멀어지는 중"이라며 농담을 던지는 등 친정팀 후배들과도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인터뷰 내내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던 박찬호에게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를 묻자, 그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우승"이라고 짧고 굵게 답했다. 완벽하게 '두산 맨'으로 거듭난 국가대표급 유격수 박찬호가 올 시즌 두산 베어스를 가장 높은 곳으로 이끌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잠실벌로 향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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