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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AI 고속도로 달리는 우리 기업

[차관칼럼] AI 고속도로 달리는 우리 기업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독일의 아우토반으로 대변되는 고속도로가 경제성장의 대동맥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독일은 경제부흥을 추진하며 아우토반에 본격 투자했고, 동시에 자동차시장도 급성장함에 따라 ''라인강의 기적'의 기반이 됐다. 현재 인공지능(AI) 시대의 성장은 AI모델 개발, 서비스 제공 등에 필수적인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반도체라는 엔진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AI 고속도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심은 AI 컴퓨팅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 우리 기업들이 GPU 자원의 장벽에 막히지 않고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그간 민간은 막대한 비용과 수요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GPU 투자에 적극 나서지 못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추가경정예산 1조4600억원을 편성해 B200 등 첨단 GPU 1만3000장을 확보하며 인프라 주권 확보의 신호탄을 쐈다. 2028년까지 첨단 GPU 추가 확보, 국가 AI컴퓨팅센터, 슈퍼컴 6호기 등 첨단 GPU 5만장 이상을 확충할 계획이다. 정부의 마중물 투자에 힘입어 민간도 GPU 확보에 적극 나서게 됐으며,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민관이 협력해 GPU 26만장을 확보하기로 했다.

정부가 확보 중인 GPU 1만장은 다음과 같이 활용된다. 첫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사용되며, 이는 우리 기술의 자립도를 높이는 핵심 기제가 될 것이다. 자체 AI 파운데이션 모델 보유는 대한민국 AI 주권을 세우는 깃발이자 우리 주력 산업에 최적화된 AI 솔루션을 수혈하는 원천이 된다. 정부는 역량 있는 정예팀을 선정해 AI 모델 개발·고도화를 밀착 지원하고 있다.

둘째, 범정부 차원의 주요 국가 프로젝트에 투입돼 국가 AI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각 부처 사업에 GPU 자원을 단순 공급하는 차원을 넘어 부처별 전문 소관 분야에 AI를 이식함으로써 국가와 산업 시스템의 AI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다.

셋째, 산학연에 지원된다. 이를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연구자들이 GPU 비용 부담을 덜고 과감하게 AI 모델과 서비스 개발 등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3월 초 산학연 대상 4000여장 규모의 GPU 공급을 개시했으며, 4월 초에는 산업계의 단기 수요를 중심으로 2000장 이상을 지원하는 등 지속적으로 GPU를 공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민간의 AI컴퓨팅 인프라 투자 확대에 기여하고자 한다.
정부는 지난해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기존 1~10%인 GPU 등 AI인프라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비율을 15~25%로 대폭 확대했다. 민간의 AI 데이터센터 적시 구축 및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인허가 간소화, 시설·입지 특례 부여, 전력 관련 특례 등 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30년 전 범국가적 정보화·초고속인터넷 투자를 바탕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을 실현했듯 AI 고속도로 위에서 우리 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해 'AI 3대 강국 대한민국'의 저력을 증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