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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원팀' 손잡을때… 韓 대기업 노조는 성과급 '떼쓰기' [커지는 노조 리스크]

현대차 30년 가까이 대립 이어져
노조, 사무실 파손 등 폭력사태도
삼성전자 노조도 '강경노선' 전환
사용자범위 모호한 노봉법도 한몫
관행 된 투쟁, 경영 불확실성 확대

도요타 '원팀' 손잡을때… 韓 대기업 노조는 성과급 '떼쓰기' [커지는 노조 리스크]
글로벌 1위 완성차 기업 도요타자동차가 '노조 리스크'를 완전히 잠재우고 성장의 틀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들은 노사갈등에 허덕이면서 격차 확대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거대 산별노조를 앞세워 사측과의 대립이 관행처럼 이어진 가운데 최근 글로벌 '빅3' 완성차 기업 현대차에선 노조가 사측 사무실을 부수는 폭력사태까지 벌어졌고, 글로벌 반도체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에선 노조가 총파업을 벼르고 있어 노조 리스크가 한국 경제에 상수로 자리 잡았다.

아울러 이들 대기업 노조는 하청·계열사 노조를 연결고리로 노란봉투법을 사측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 기업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요타선 감동의 눈물, 韓 노사는 대립

24일 업계에 따르면 사토 고지 도요타 사장은 최근 노사협상 자리에서 기토 게이스케 노조위원장의 "우리는 '팀'이다. 함께 지켜 나가겠다"는 말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전례 없는 수준의 생산성 없이는 생존할 수 없음을 강조하면서도 노조의 요구는 모두 수용한다는 사토 사장에게 기토 위원장이 적극 지지를 보내면서, 도요타는 올해도 노조 리스크를 떨어버리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이 도요타 노사가 상생에 나설 때 국내 대표 대기업 노조들은 갈등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빅3'로 꼽히는 현대차 아산공장에서는 노조 간부 7명이 지난 5일께 지원실장실을 무단 점거하고 고성과 폭언을 퍼부으며 컴퓨터를 비롯한 사무집기와 화분 등을 파손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아산공장은 노사 논의를 거쳐 직원들이 정규 근무시간에 임의로 외출할 때 정문에서 소속과 성명을 적도록 관리해 왔으나 지난달 27일 일부 직원이 신원확인 절차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확대됐고, 일주일 만에 사무실 점거 및 파손 사태로 이어진 것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약 40년 무노조 경영 폐지(2020년) 이후 강경 노선으로 전환했다. 올해 초 시작된 임금교섭이 장기화되면서 3월 쟁의투표(찬성 93.1%)를 통해 오는 5월 창사 이래 두 번째 총파업을 예고했다. 일부 지회는 공장 내 집회와 쟁의행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노조는 내달 말 대규모 집회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고용 안정성보다 투쟁 명분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라며 "한국 노사는 일본식 협력 노사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노조의 공세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으로 더욱 힘을 얻는 모양새다. 노란봉투법으로 사용자 범위가 모호하게 확대되면서 삼성전자와 현대차 노조는 각각 산별노조와 함께 하청노조, 계열사 노조에 본사를 대상으로 한 투쟁을 독려하고 있다. 실제 노조 내에서는 "법이 우리 편"이란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신뢰부터 사라진 노사, 갈길이 멀다

과거 도요타 노사도 1950~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와 같이 노사가 큰 갈등을 겪었지만 점차 협조주의로 진화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 경영진이 현장 노조와의 소통에 전향적 자세를 취한 것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현대차 노사 분위기의 핵심은 상호 간 불신이 뿌리 깊게 박혀 있어 갈등적 담합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여건에도 현대차나 삼성전자 모두 우호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이 대신 잇몸'으로 버티며 선전해 온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서로가 못 믿는 노사가 자기의 파이를 최대한 키우기 위해 실력대결을 피하지 않다 보니 이러한 교섭의 관행이 3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세계적으로 이러한 노사 대립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만 해도 '빅3'에 해당할 정도로 성장한 것은 참 신통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