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업체 줄줄이 가격 올려
업계 1위 KCC는 인상 철회
수도권 레미콘값 협상 앞두고
업계 ㎥당 5600원 인상 제시
창호·바닥재도 오를 가능성
중동전쟁 영향으로 유가가 오르자 페인트와 레미콘 등 건자재 업계에도 가격 인상 움직임이 이어진다. 원재료 매입단가가 오르자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건자재 업계의 중론이다.
■페인트 가격 인상 잇따라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남제비스코 등 페인트 업체들이 주요 제품군 가격을 인상했다. 앞서 노루페인트와 SP삼화는 신나 제품군에 한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통상 페인트는 △수지 △안료 △용제 △첨가제 등 4가지 원재료로 구성된다. 특히 이들 원재료는 대부분 원유를 기반으로 한 석유화학 제품이다. 원유와 함께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가 원재료 가격과 수급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페인트 가격은 원유 가격이 오르고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강남제비스코는 이날 제품 가격을 15% 이상 올렸다. 노루페인트 역시 20∼50% 수준으로 페인트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원자재 조달비용 증가와 시장 변동성 심화가 주된 이유다.
앞서 SP삼화는 신나 제품군 가격을 40% 이상 인상했다. SP삼화 관계자는 "거래처와 상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원재료와 공급처 다변화 등으로 공급가격을 유지해왔다"며 "다만 중동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원가 부담이 가중돼 불가피하게 신나 제품군에 한해 가격을 인상했다"고 말했다.
다만 당초 오는 6일자로 페인트 가격을 10~40% 인상하기로 했던 KCC는 계획을 일단 철회했다. 노루페인트 역시 일부 페인트 제품에 대해서는 가격 인상을 철회하는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 페인트 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이 지난 2월과 비교해 3월에 70~80% 올랐다. 나프타 역시 같은 기간 가격이 60~70% 상승했다"며 "단가가 오르더라도 원료만 구할 수 있으면 다행인 상황이다. 페인트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레미콘, 핵심원료 가격 폭등
레미콘 역시 가격 인상이 확정적이다. 실제로 수도권 레미콘 가격은 7차 협상을 앞둔 상황인데, 레미콘 업계는 ㎥당 5600원 인상을 제시했다. 이는 2400원 인상을 제시한 건설업계와 3200원 격차를 보인다.
건설업계 요구가 그대로 받아들여지더라도 레미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도권 레미콘 가격은 전국 레미콘 가격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레미콘 가격 상승 역시 페인트와 마찬가지로 유가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에 기인한다. 레미콘은 시멘트와 골재에 물과 혼화제를 섞어서 만든다. 혼화제 원료가 나프타로 만드는 에틸렌이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레미콘 출하량이 9300만㎥ 수준으로 외환위기 당시 9600만㎥보다도 적었다"며 "레미콘 업체들이 건설경기 침체로 경영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레미콘 가격 인상마저 없을 경우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문을 닫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동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으로 제조·물류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운반비 인상 등 비용 상승 요인으로 레미콘 공급 가격 현실화가 더욱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창호와 바닥재, 단열재 등 인테리어 제품 역시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이들 제품은 공통적으로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염화비닐(PVC)을 원료로 한다.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는 "올봄 들어 혼수와 이사 등으로 인한 인테리어 수요가 활발하다"며 "현재 인테리어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어서 일단 이달 초순까지는 창호와 바닥재 등 가격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추이를 보며 수익성 방어를 위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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