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17% 증가 등 성장 지속
中 등 실적 부진에도 한국은 굳건
가격 올리면 올릴수록 더 잘 팔려
세계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가 지난해 한국에서 5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중국 등 주요국의 소비침체로 명품기업들의 실적이 역성장하는 가운데서도 한국은 명품 소비가 '나홀로 성장'한 것이다. 경기침체와 명품 브랜드의 잇단 가격 인상에도 희소가치를 추구하는 한국적 소비문화가 에루샤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한국법인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4조9920억원으로 전년(4조5573억원) 대비 9.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루샤 가운데서도 초고가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의 성장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해 에르메스코리아 매출은 전년(9643억원)보다 17% 증가한 1조1251억원을 달성했다. 샤넬은 9% 증가한 2조126억원, 루이비통은 6% 증가한 1조854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로써 에르메스와 샤넬은 한국에서 지난해 각각 매출 1조원과 2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소비심리 위축으로 국내 주요 패션기업이 역성장하거나 제자리걸음을 한 데 비해서도 큰 폭의 성장률이다.
에루샤 매출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급증하기 시작했다. 에르메스는 2022년 매출 6502억원에서 3년 만에 두 배 매출을 달성했다. 샤넬코리아와 루이비통코리아는 매출이 두 배가 되는 데 각각 5년, 6년이 걸렸다. 3개 법인 합산 매출은 2020년 2조3954억원에서 5년 새 두 배 넘게 늘었다.
명품기업의 실적은 제품가격 인상과 맞물려 있다.
샤넬의 대표제품인 클래식백 미디움은 지난해 초 1557만원에서 올 들어 1790만원으로 1년 새 15% 가까이 올랐다. 이 가방 가격은 2010년 후반 700만원 안팎에서 약 2.5배 뛰어올랐다. 급격한 가격 인상에도 선호도 높은 명품에 대한 탄탄한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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