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시내 금은방에 골드바가 진열돼 있다. 2026.2.2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 시내 금은방에 금·은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2026.2.2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중동 전쟁이 발발한 이후 그동안 '안전자산'으로 여겨진 금 가격이 오히려 하락하고 회복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선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으며, 전쟁이 끝날 경우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로 금값이 크게 반등해 또다시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5시 기준 국제 금 거래가격은 온스당 4786.65달러에 거래됐다. 전쟁 직전인 2월 28일 가격(5280.5달러)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채 4월 들어 4700~4800달러의 박스권에 갇힌 상태다.
반면 주식시장은 전쟁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17일 코스피 지수는 6191.92로 전쟁 직전인 2월 27일(6244.13)에 52.21p(-0.84%) 차이로 근접했고, S&P 500 지수는 16일 7041.28로 전고점을 이미 돌파했다. '안전자산'이라는 금이 오히려 지지부진한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금값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금은 이자가 없기에 금리가 높아지면 다른 자산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해 물가 상승 우려가 커졌고, 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미국채·달러 등으로 이동해 금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이 같은 금값 하락이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견이 많다. 앞으로 전쟁이 끝난다면 국제유가가 내려가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 물가가 안정될 것이고, 이에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다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면서 수요가 탄탄하다는 점도 낙관론을 키우고 있다. 이번 중동 전쟁에 직접 개입한 미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향후 그린란드 등 중동 외 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각 중앙은행들이 정치적 리스크가 있는 미국 달러 대신 금에 대한 선호가 강화됐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의 경우 지난 3월 약 5톤의 금을 매입하며 17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렸다. 인민은행은 전체 외환보유액의 9~10%를 금으로 채우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ANZ 은행(호주뉴질랜드은행그룹)은 당분간 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세계 중앙은행의 연간 금 매입 규모가 850톤(t)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요 금융기관들도 중동 전쟁이 마무리되면 금값이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말 금값(온스당)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5400달러, ANZ 은행은 5800달러, UBS는 최대 62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웰스파고의 경우 2027년 말까지 금값이 강세 시나리오에서 800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와 미국 국방 예산 증액에 따른 정부 부채 문제가 부각되면서 금에 대한 저가 매수세가 출현했다"며 "글로벌 자산시장이 유가에 대한 민감도를 낮추며 낙폭을 회복한 점도 여타 자산의 손실 상쇄를 위해 금에 대한 차익실현 압박을 약화시킨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통화정책 긴축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휴전 협상으로 진정 국면에 이르며 기술적 과매도 상태가 해소됐다"며 "미국-이란 전쟁 불확실성이 4월 내 해소된다면 시장이 반영하는 금리 인하 시점은 내년 하반기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에 우호적인 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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