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축하드립니다. 특별 초대되셨습니다. 이란, 미국 이슈로 지금 시장은 공포가 아닌 찬스의 구간입니다. 혼자면 늦고 같이하면 빨리 갈 수 있습니다."
직장인 A씨가 최근 휴대폰으로 받은 문자다. 최근 이런 수법이 늘고 있다는 뉴스가 떠올라 신고하고 삭제했다고 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처럼 단체 채팅방에 사람을 끌어들여 돈을 가로채는, 이른바 '팀미션 사기' 신고가 4000건을 넘었고, 피해액은 1000억원을 웃돌았다고 한다.
스팸은 피싱·스미싱과 연계돼 우리 돈을 노리는 '디지털 흉기'로 모습을 바꾸고 있다. 그렇다면 불법스팸은 왜 좀처럼 줄지 않을까. 불법스팸은 주로 대량문자 전송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러한 대량문자 전송사업의 진입 문턱이 지나치게 낮다는 데 그 원인이 있다. 그동안 대량문자사업을 하려면 납입자본금 5000만원 이상의 요건 등을 갖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등록하면 됐다. 그 결과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1000개 넘는 사업자가 난립했다. 그 시기 국민 한 사람이 월평균 받은 스팸은 16.34통, 그중 휴대폰 문자스팸만 11.59통이었다.
불법스팸의 핵심 원인을 근절하기 위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 '전송자격인증제'를 도입했다. 불법스팸 차단역량 심사를 거쳐 방미통위의 인증을 받은 자만이 대량문자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송자격인증제의 뼈대는 3가지다. 첫째, 사전 인증을 통해 부적격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막는다. 전송자격인증서가 없으면 대량문자사업자로 등록할 수 없다. 둘째, 인증을 받은 뒤에도 방미통위 또는 과기정통부가 연 1회 이상 정기 점검해 기준 미달 사항을 확인하고 보완하도록 했다. 셋째, 불법의약품·도박·불법대출 등을 내용으로 하는 악성스팸을 단 한 건이라도 보내면 인증을 취소할 수 있고, 사업자 등록도 취소될 수 있다. 이름 그대로 '원 스트라이크 아웃', 단 한 번의 반칙이 곧 시장 퇴출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왜 지금, 이 방식이어야 하는가. 방미통위는 앞서 2024년 하반기부터 불법스팸 방지 종합대책과 업계 자율의 인증제를 시행해 왔고, 성과는 뚜렷했다. 국민 1인당 월평균 스팸 수신량은 2025년 상반기 7.91통으로 2024년 상반기 16.34통에 비해 절반 이하까지 떨어졌다. 휴대폰 문자스팸 또한 3.04통으로 급감했다. 다만 대량문자는 전송자가 대량문자를 보내면 '문자재판매사-문자중계사-이동통신사'를 통해 개인에게 도달하는 구조인데, 10개 문자중계사가 1000여개 문자재판매사를 자율적으로 심사하는 구조는 심사와 제재기준이 느슨해 한계가 있었다. 전송자격인증제는 사전 심사와 법정 정기점검 및 취소를 잇는 '이중 안전판'이다.
다만 법과 제도가 아무리 촘촘해도 국민 개개인의 도움이 없다면 안전판은 완성되지 않는다.
불법스팸을 받았을 때는 휴대폰 간편신고 기능, 신고 전용 앱, 국번 없이 118 신고전화 등으로 알려주시기를 당부드린다. A씨가 조용히 눌렀던 '신고' 버튼이 한 사람의 지갑을 넘어 이웃의 일상을 지켰다. 방미통위는 불법스팸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그날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다.
고민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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