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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4일, 제작비 5억" AI 영화 '아파트'..."결합과 공동 작업이 핵심"

정창익 CJ ENM AI 스튜디오 팀장

"촬영 4일, 제작비 5억" AI 영화 '아파트'..."결합과 공동 작업이 핵심"
AI 하이브리드 영화 '아파트' 보도스틸. CJ ENM 제공

"촬영 4일, 제작비 5억" AI 영화 '아파트'..."결합과 공동 작업이 핵심"
AI 하이브리드 영화 '아파트' 보도스틸. CJ ENM 제공

"촬영 4일, 제작비 5억" AI 영화 '아파트'..."결합과 공동 작업이 핵심"
AI 하이브리드 영화 '아파트' 보도스틸. CJ ENM 제공

"촬영 4일, 제작비 5억" AI 영화 '아파트'..."결합과 공동 작업이 핵심"
AI 하이브리드 영화 '아파트' 보도스틸. CJ ENM 제공

[파이낸셜뉴스] "AI 콘텐츠는 '언제 만들어졌는지'를 함께 설명해야 할 정도로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
AI 기술을 활용한 장편 영화 '아파트(The House)'를 연출한 정창익 CJ ENM AI 스튜디오 팀장이 3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CJ ENM 컬처 토크'에서 이같이 말했다.

나노 바나나 이전과 이후

CJ ENM은 이날 러닝타임 60분짜리 AI 영화 '아파트'를 최초 공개했다. 행사에는 백현정 CJ ENM 콘텐츠이노베이션 담당, 정창익 팀장, 안성민 구글 클라우드 커스터머 엔지니어링 디렉터, 김신용 배우, 한성근 더한필름 대표가 참석했다.

정 팀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의미 있는 AI 기술 발전이 이어졌고, 그중에서도 구글의 '나노 바나나'는 업계 내부에서 '이전과 이후를 나누는 기준'으로 불릴 정도의 변곡점이 됐다"고 말했다.

'아파트'는 해당 기술 도입 이전과 이후 사이에 걸쳐 제작된 프로젝트. 그는 "제작 도중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수일간 해결하지 못했던 장면이 하루 만에 구현되는 경험을 했다"며 "지금 시점에서 영화를 다시 만들었다면 훨씬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구현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AI 콘텐츠는 제작 시점 자체가 결과물의 품질을 규정하는 요소가 될 정도"라며 AI 콘텐츠 제작을 둘러싼 업계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안성민 구글 클라우드 커스터머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단순한 기술 제공을 넘어 창작자의 의도가 AI 모델에 정확히 반영될 수 있도록 긴밀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양한 배경과 사물, 조명, 구도 등 영상 전반의 요소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AI 결과물을 일관성 있게 구현하는 '디텍트 앤드 파운데이션(Detect and Foundation)'방식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아파트' 배우 연기만 진짜, 나머지 다 AI로 구현

'아파트'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보는 주인공 '유미'가 새로 이사한 공간에서 기묘한 사건을 겪는 오컬트 스릴러. 지난해 개봉한 강윤성 감독의 '중간계'가 실사 촬영에 AI 기술을 결합해 배경과 캐릭터, 일부 장면을 생성·보정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면, '아파트'는 배우의 연기를 제외한 모든 배경과 시각효과를 AI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배우들은 스튜디오에서 4일 만에 촬영을 마쳤고, 제작비는 약 5억원 수준에 그쳤다.

정 팀장은 "전 장면에 AI를 적용한 점이 차별화 포인트"라며 "이를 위해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AI 기반 테스트와 시뮬레이션을 거쳤고, 버추얼 프로덕션 촬영 시 해당 결과물을 현장에서 구현해 배우들의 연기를 돕고, 구도와 연출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촬영본을 기반으로 AI 중심의 후반 작업을 통해 최종 결과물을 완성했다.

이번 영화에는 지난 2월 출범한 산학협력 기구 'AI 콘텐츠 얼라이언스' 소속 제작 스튜디오 더한필름과 쏠트메이커스가 공동 참여해 작품의 기술적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한성근 더한필름 대표는 "AI 영상이 단번에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나 그렇지 않다"며 "완성도 높은 결과를 위해서는 콘텐츠에 최적화된 공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AI로 배경 이미지를 생성한 뒤 이를 3D로 구현하고, 컷별 구도와 앵글에 맞는 공간 이미지를 확보한 후 AI 영상으로 제작하고 여러 기술을 결합해 디테일을 보강하는 과정을 거쳤다. 특히 서사가 있는 영상일수록 이러한 정교한 워크플로우가 필수적이다. 그는 "캐릭터 일관성은 상당 부분 개선됐지만 배경의 일관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짚었다.

경비원 역할을 맡은 김신용 배우는 일반적인 크로마 촬영과 달랐던 이번 영화 현장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그는 "현장에서 AI 배경과 효과를 직접 보며 연기할 수 있어 몰입도가 훨씬 높았다"며 "전체 촬영을 실내 스튜디오에서 4일 만에 마칠 수 있었다는 점도 매우 놀라웠다"고 말했다.

제작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정 팀장은 "일반적인 제작 방식이었다면 최소 5배 이상의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면서도 "AI 활용 비중과 콘텐츠 성격에 따라 비용 구조는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일반화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화,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은?

영화는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떠나 이야기의 완성도와 함께 AI 기술이 어떤 식으로 구현됐는지를 확인하느라, 끝까지 집중해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스토리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측면이 있지만, 어떤 장면은 꽤나 공포감을 안기고, 동시에 안타까운 감정도 자아낸다.

정 팀장은 이번 작품에 대해 "공동체의 무관심과 방관, 집값 중심의 이기심이 낳은 비극을 다뤘다"며 "일상적인 공간인 아파트에 오컬트 요소를 결합해 공포감을 극대화하고, 크리처를 활용해 시각적 재미도 더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인지도가 낮은 배우들이 기용됨에 따라 어떤 장면에서는 그들의 얼굴이 AI로 구현됐나 의심이 되는 장면도 더러 있다. 이는 후반 작업에서 진행한 색보정(DI)과 해상도 격차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정 팀장은 "촬영 원본은 4K급 영상인 반면, 현재 AI로 생성 가능한 이미지는 2K 이하 수준이라 해상도 격차가 발생한다"며 " DI 단계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해상도에 맞춰 보정이 이뤄지면서 장면별로 미세한 차이가 드러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장르의 특성상 초현실적인 상황이 펼쳐지면서 검정색 물의 형태를 띤 크리처 등 AI 특수효과는 금방 인지되나, 창작자의 의도에 맞춰 어떤 수준으로 구현되는지를 볼 수 있는 기회로 의미가 있다.

나아가 이렇게 축적된 AI 기술이 향후 기존 영화나 드라마 제작에 반영, 어떻게 제작 효율을 높일지가 기대되는 포인트다.

제작의 핵심은 여러 AI 툴 결합과 공동작업

정 팀장은 이날 AI 콘텐츠 제작의 핵심으로 '결합'과 '공동 작업'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AI 기술은 광고나 UGC 등 비교적 가벼운 콘텐츠에서는 이미 실용 단계에 도달했지만, 서사가 있는 미드폼·롱폼 콘텐츠는 보다 집약된 기술이 필요하다"며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여러 AI 툴을 결합해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작업자가 동시에 하기 때문에 결과물의 품질 편차가 발생한다"며 "파이프라인은 이러한 편차를 줄이고, 작업자의 숙련도와 관계없이 균질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의 AI 솔루션이 서양 중심적이지 않냐는 지적에는 공감했다. 그는 "현재 AI 솔루션은 서구권 배경과 이미지 구현에는 강점을 보이지만, 한국적 공간이나 정서를 표현할 경우 중국·일본식 이미지가 혼재되는 문제가 있다"며 "익숙한 한국적 공간을 어색하지 않게 구현하는 것이 제작 과정에서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였다"고 답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CJ ENM은 자체 연구개발(R&D) 기반의 제작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정 팀장은 "내부 R&D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고도화했고, 이를 통해 한국적 디테일을 일정 수준 보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AI 제작의 경제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기존 제작 방식에서는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는 일상 장면과 괴수 등장 장면의 제작비 차이가 크지만, AI 환경에서는 그 격차가 크지 않다"며 "이 지점이 장르물이나 재난·크리처 영화에서 효율성이 크게 작용할 수 있는 이유"라고 짚었다. 다만 "결국 중요한 것은 창작자가 AI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며, 그에 따라 효율성은 더욱 극대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콘텐츠의 특성으로 '끝이 없는 제작 과정'도 언급했다. 정 팀장은 "AI는 완성 이후에도 언제든 장면을 수정하거나 추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작자에게는 큰 기회"라면서도 "스태프들이 도대체 이건 언제 끝나냐고 할 정도로 계속 작업했다. 제작 종료 시점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된다"고 말했다.

"촬영 4일, 제작비 5억" AI 영화 '아파트'..."결합과 공동 작업이 핵심"
30일 열린 CJ ENM 컬처 토크 모습.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