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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물려주자"...미성년자 주택 증여 4배 늘었다

1~4월 미성년자 수증인 전년 대비 223%↑
서울 집중·강남권 쏠림…고가주택 지역 두드러져
증여인도 60대 중심으로 확대…주도층 이동

"미리 물려주자"...미성년자 주택 증여 4배 늘었다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라운지에서 송파와 강남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부동산 증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세 부담 회피와 자산 가격 상승 기대가 맞물리면서 증여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고가주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부의 조기 이전' 흐름도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상가 등) 증여를 신청한 수증인 중 미성년자는 8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26명) 대비 223.1% 증가한 수준이다.

최근 미성년자 수증인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4월 미성년자 수증인은 277명으로, 지난해 동 기간 136명과 비교하면 103.7%(141명)이 증가했다.

미성년자 증여 거래의 대부분은 서울에서 발생했다. 1~4월 서울 집합건물 증여 받은 미성년자 수증인 277명 중 141명(50.9%)이 서울 집합건물을 증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는 고가주택이 밀집한 지역에 집중됐다. 광진구가 2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용산구(17명) △강남구(16명) △서초구(14명) △송파구(8명) 순이었다.

미성년자에 대한 증여는 강화된 대출 규제와 세 부담이 작용한데다, 자산 가격 상승세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미리 증여해 세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인해 증여로 몰리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부의 대물림이 빨라지며 자산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실제로 과거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가격 급등 및 보유세율 상승으로 인해 증여가 크게 늘어난 바 있다. 지난 2017년 집합건물 증여는 3만3043건이었으나 2020년에는 4만6546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미성년자 증여 건수는 2017년 276건에서 2020년 1119건으로 폭증했다.

증여자의 연령대도 변화하고 있다. 2025년 1~4월과 비교하면 60대 비중은 25.7%에서 30.1%로 크게 확대됐고, 50대도 17.5%에서 18.1%로 증가했다. 70세 이상은 36%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최근 정치권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와 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 전반에 대한 손질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증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오는 7월 발표되는 세제 개편안에 관련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지금은 증여 건수가 절대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시기"라며 "최근에는 자산가의 비중이 젊어지면서 그 자녀들에게 증여를 하다보니 미성년자 증여가 늘어나는 경향도 있다"고 짚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